전남도교육청, 항일역사교육 적극 나서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 주도의 각종 기념사업과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이라는 특수성과 초계기사건·위안부 관련 사과 및 배상 갈등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태여서 3·1운동 의의가 강조되고 있으며 극일(克日)에 대한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항일독립운동 전반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구한말과 대한제국 당시 항일의병 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구한말 부패한 정치와 일본의 침략에 맞서 동학농민혁명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또 1895년 을미의병과 1905년 을사의병, 1907년 정미의병이 일어나면서 많은 호남의병이 목숨을 바쳐 일본군경과 싸웠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만세·독립운동에 청춘과 삶을 바친 인물이 많다.

그렇지만 나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광주·전남지역에서 어떤 항일운동이 벌어졌는지를 자세히 아는 학생·시민들이 드물다. 광주만 하더라도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수피아여고 등이 위치해 있던 양림동은 애국과 민족혼 교육의 요람이었다. 3·1운동 당시에는 현 광주일고, 광주교대, 자연과학고, 수피아여고, 전남여고생들이 적극 참여했고 큰 희생을 치렀다.

광주 어등산과 화순 백아산, 광양 백운산 등을 무대로 기우만, 최익현, 임병찬, 전해산, 안규홍, 기삼연, 김태원, 황순모·황병학 의병장 등이 맹활약을 했다. 수많은 민초들도 의병활동을 하다 고초를 겪었다. 북간도와 상해임시정부에서 활약했던 나철선생과 김철 선생 관련 유적지도 보성과 함평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 곳곳이 항일의병지이고 항일투쟁현장이다.

광주·전남이 항일독립투쟁의 본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로운 이들의 삶과 정신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우리의 게으름과 불미한 역사정신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3·1운동을 비롯 항일독립운동사 재조명 및 홍보에 중점이 주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전남도교육청이 독립운동사교육에 소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광복회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6일 “전남도교육청은 기념사업과 독립운동사 교육 등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과 역사교사들이 건의한 독립운동사적지 탐방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애국심함양과 일제잔재 청산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도교육청이 분명한 역사의식을 갖고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역사를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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