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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나눔 시리즈-③광주이주민건강센터따뜻한 나눔 인술 14년…이주민들의 안식처·버팀목

따뜻한 나눔 인술 14년…이주민들의 안식처·버팀목
<남도일보 나눔 시리즈-③광주이주민건강센터>
지역 의료인·자원봉사자 등 의료 사각 소외계층 무료 진료
넓은 진료실·최신 장비 구축
광주·전남 넘어 전국서 찾아와
시민 후원금으로 운영 ‘살림 빠듯’

 

이주민건강센터7
광주·전남지역 의료인을 주축으로 14년째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근로자와 이주여성,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우산생활건강지원센터 3층에 자리한 ‘광주이주민건강센터’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제공

광주·전남지역 의료인을 주축으로 14년째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근로자와 이주여성,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우산생활건강지원센터 3층에 자리한 ‘광주이주민건강센터’다.

매주 일요일과 목요일, 광주이주민건강센터(이하 건강센터) 건물 현관은 어린 아이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북새통을 이루는 각국의 이주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무료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이주민들이다.

진료 접수 시작 2분 전, 건물 현관문 앞에 줄지어 대기하는 이주민들의 눈빛엔 긴장감이 흐른다. 접수는 진료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진행된다. 이주민들의 접수 경쟁이 치열한 가장 큰 이유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진료시간 안에 모든 과목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선 발 빠른 접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에서 몰려드는 환자들 탓도 있지만, 처음방문하는 환자들은 외국인등록증이나 여권으로 진료카드를 발급해야기 때문에 혼선을 예방하고자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명절 연휴를 제외하고 매주 두 차례 문을 여는 건강센터는 광주·전남·북은 물론, 수도권을 비롯한 경기·충청·경남지역 등 전국 각지의 이주 근로자들까지 무료 진료를 받으러 올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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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과목 가운데 치과는 이주민 환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보철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기때문에 6개월여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은 치과 진료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지역의료인, 14년째 따뜻한 인술 펼쳐

건강센터는 지난 2005년 지역 의료인들이 이주노동자·이주여성·새터민 등 의료 사각지대 소외계층이 늘어나자 설립됐다. 이것이 현재 건강센터의 전신인 옛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다. 당시 광주기독병원·광주한의사협회·광주가정의학과의사회·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광주전남지부·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소속 의료인들이 참여했으며, 선교단체와 이주민단체, 시민단체 회원들도 힘을 보탰다.

처음 건강센터는 광산구 산정동 허름한 상가 2층(60㎡)에 문을 열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환자들 탓에 진료소를 두차례나 옮겼으며, 지난 2016년 광주 광산구 우산생활건강지원센터 3층에 진료상담실까지 갖춘 안정적인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기존 3층 진료소(195㎡)도 비좁아 대기하던 환자들이 앉지 못하거나 일부는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등의 불편은 계속됐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광주시와 광산구의 도움으로 2017년 10월 확장공사를 시작, 4개월여간 공사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춘 진료소로 거듭나게 됐다.


현 진료소(406㎡)는 기존 진료소의 두배 크기로, 의료장비와 시설도 늘어 치과 치료 기기가 2대에서 4대로, 의학과 진료실이 1곳에서 2곳으로, 한의학과 진료침대가 4개에서 8개로 늘어 이주민들의 초기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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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대부분이 고된 막노동을 주 생계수단으로 하고 있어 한의과 진료도 인기만점이다. 사진은 증상을 말하고 있는 이주민 환자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진료소 확장과 함께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 매주 일요일만 보던 진료도 지난해 3월부터는 목요일에도 오후 6시부터 두시간동안 평일 진료를 보고 있다. 개원이후 진료한 환자 수만해도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35개국 출신 3만6천800여명에 달한다.

최창옥 센터장은 건강센터가 이주민들에게 안식처 같은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색과 쓰는 언어가 다르지만 이들은 더 이상 낯선 외국인이 아닌 우리 동네에 사는 한 주민”이라며 “아는이 하나 없는 타국에서 아플때면 건강센터를 방문해 치료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같은 언어를 쓰고 자신과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사회의 일원으로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센터를 처음 방문한 이들 대부분이 불안함과 초초함을 보이다가도 봉사자들의 다정한 말과 손짓에 안심하게 되고 점차 무한한 신뢰의 눈빛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문화국가를 향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주민들은 같은 지역사회 일원으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폭력적이고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 전환과 의료뿐 아니라 언어·교육·임금체불 등 우리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적 접근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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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를 위해 오후 1시부터 진료차트를 작성하는 이주민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따뜻한 손길로 인류애 전달

건강센터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80명의 의료인 뿐 아니라 행정·통역을 도맡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후원 덕분에 지금의 체계적인 진료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매주 의료인들의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전남대·조선대·보건대·남부대 보건의료계열 대학생들과 고교생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봉사자들은 대부분은 이주여성이거나 유학생, 고려인 3세 들이다.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밀라나(20·여)씨는 고려인 3세로 수년째 건강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밀라나씨는 “봉사하는 동안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낀다. 건강센터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한국어를 몰라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주노동자 등에게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고국을 떠나 현재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주민과 같은 처지”라며 “동변상련이라는 말이 있듯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들을 위해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고충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건강센터 초기에는 이주민들의 응급질병치료를 주된 업무로 했지만 차츰 질병상담이나 치료병원 연계, 심리상담 등으로 업무를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이주민과 중도입국자녀들이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건·위생·출산·성교육·예절 등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육할 예정이다. 이같은 프로그램 기획은 전혀 다른 문화권의 이주민들이 보다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던 중 의료진을 비롯한 현직 교사, 쉼터 직원 등 현장에서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계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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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접수를 하기 위해 건물 현관문 밖에서 대기하는 이주민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건강센터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민 200명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후원금만으로는 매주 몰려드는 이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등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박성옥 건강센터 사무국장(52·여)은 “진료소 확장 이후 진료환경도 좋아져 치료 환자 수가 늘고 있다”며 “임차료와 관리비 등을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진료공간이 넓어진 만큼 부담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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