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 20개 팀으로 나눠 2박3일 테마형 수학여행

무안 백제고, 수학여행 새로운 트렌드 ‘눈길’
1, 2학년 20개 팀으로 나눠 2박3일 테마형 수학여행
‘DMZ에서 통일을 외치다’ 등 세부 일정·코스 다양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에 나선 전남 무안 백제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급식에서 벗어나 맛집투어를 하고 있다./백제고 제공

전남 무안 백제고등학교(교장 김용표)가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백제고등학교는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1, 2학년 학생들을 총 20개 팀으로 나눠 서울, 부산 등지에서 테마형 수학여행을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한 팀당 10명~14명 정도의 학생들로 구성, 각 팀들이 각자 자율적으로 선정한 테마 여행에 나선 것이다.

이번 수학여행의 세부적 일정과 코스는 학생들이 팀별로 몇 주간의 토론을 거쳐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한 뒤 최종 결정과정에서 교사의 자문을 받았다. 특히 교실을 벗어나 교과서 밖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직접 찾아보고 평소 시골에서 접하기 힘든 문화예술을 체험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이 결과 이번 수학여행을 통해 참가 학생들 모두 교육적인 의미에서의 배움은 물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문화를 밟으며 우리 뿌리 알아보기’, ‘역사의 뒤안길 따라 걷는 감성여행’, ‘대학으로 가는 길에 문화를 만나다’, ‘DMZ에서 통일을 외치다’, ‘해운대 밤바다에서 해 돋는 동백섬까지’, ‘새벽시장에서 삶을 새로 보다’, ‘멋과 맛을 찾아서’ 등 다채로운 테마로 꾸며졌다. 방문지역도 서울의 4대 궁궐, 중앙박물관, 민속박물관과 서울 경리단길, 한강공원, 인사동, 동대문상가, 청계천, 한옥마을, 부산 태종대, 자갈치시장, 해운대, 국제시장, 국제영화제 현장, 송도 구름다리 등의 명소, 수도권의 대학 학과 사무실, 예술적 감성을 체험하는 대학로에서의 연극과 뮤지컬 관람, 살아있는 정치현장인 국회의사당까지 광범위하게 구성됐다. 각 팀마다 프로그램이 팀별 특색에 따라 다양하고 미숙한 면도 있었지만 참여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자율적으로 진행한 덕분에 기존의 수학여행 형태보다는 훨씬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수학여행으로 남게 됐다.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에 나선 전남 무안 백제고등학교 학생들이 지역국회의원인 서삼석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백제고 제공

게다가 팀들마다 전혀 다른 코스와 일정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갖가지 에피소드도 속출했다. 서울 도심지에서 무안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했던 2학년 서울1 팀은 국회의사당을 방문, 지역국회의원인 서삼석 의원을 만나 격려와 덕담을 들었다. 또 다른 팀은 플래카드와 전단지를 들고 서울거리 곳곳에서 무안의 자랑거리를 홍보했다. 부산으로 갔던 1학년 1팀은 아침 일찍 일어나 해운대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여행 중 다리를 다친 친구를 번갈아 보살피고 일정을 스스로 조정하는 여유를 보이며 훈훈한 우정을 나눴다. 1학년 서울 1팀 여학생들은 인사동 길을 탐방하던 도중 우연히 SBS 방송국 취재팀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1인 가구의 위험’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공중파 방송까지 타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수학여행에 참가한 한 학생은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 직접 일정을 짜고, 원하는 식당을 검색하고, 보고 싶은 전시회나 기념관 관람을 위해 예약하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람 있고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용표 교장은 “현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친구들과 자유배낭여행을 하듯이 돌아다니고 수학여행단의 단체급식을 벗어나 맛집투어까지 곁들인 이번 수학여행이 정말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는 의견들이 지난 14일 이뤄진 수학여행 피드백 대회에서 발표돼 수학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무안/정태성 기자 cts@namdonews.com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에 나선 전남 무안 백제고등학교 학생들. /백제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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