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관의 세상만사
민선 7기 광주·전남 ‘상생’ 에 더 주력하라
김우관<남도일보 중·서부취재본부장>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라남도 지사는 지난 달 26일 각각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선 7기 1년간의 성과를 분석하고 남은 임기동안의 청사진을 재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도일보는 다음 날 1면 지면을 통해 이들에게 ‘A’학점을 매겼다. 다소 후하다는 일부 평가도 있었지만 앞으로 남은 3년간의 채찍을 담은 격려성 점수라는 점에서 큰 저항은 없었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광주·전남 양 지자체가 협력해서 발전 동력을 이끌어 낼 ‘상생 ’은 답보 상태였다는 측면이다. 양 지자체가 지금부터 고민하고 쌓인 숙제를 풀어야 할 이유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 1년간 숨가쁜 행보를 펼쳤다. 이 시장은 전국 모델로 자리잡은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투자협약 체결과 협치행정을 통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광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4차산업혁명 선도도시 기반 조성 등의 업적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李 시장 · 金 지사 숨가뻤던 1년

김 지사 역시 지난해에 비해 무려 8천88억원 늘린 7조원에 육박(정확히 6조8천104억)하는 국고를 확보해 최대숙원인 경전선 송정~순천간 전철화 사업,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등 대형 SOC 사업을 단축시키는 기틀을 마련했다. 여기다 2022년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 설립 부지 확정과 남해안신성장관광벨트사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신안 압해 ~ 해남 화원, 여수 화태 ~ 백야구간의 연륙·연도사업을 정부 주도로 이관하는 뚝심을 보였다.

양 단체장의 이런 결과물은 한 여론조사기관의 성적에서도 뚜렷히 반영돼, 김 지사가 지난 1년간 전국 광역단체장 업무 수행 평가에서 1위를 10번이나 하는 기록을 남겼고, 이 시장 역시 광역시장으로는 드물게 1위 1번과 줄곧 상위권에 랭크되는 결정적 힘으로 표출됐다. 물론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행정통에다 재선 국회의원이라는 정무감각까지 겸비해, 위기에 빠진 광주·전남을 이끌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양 단체장의 역할은 지난 1년간 순도높은 성과도 빼놓을 수 없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민선 7기 이전에 해결되지 못한 해묵은 지역현안을 풀어야 할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렇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양 단체장은 이를 헤쳐나갈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시·도민들의 기대는 그만큼 높아졌다.

‘광주·전남’ 현안 산적

광주시와 전남도가 풀어야 할 공동 과제는 민간공항 이전에 따른 군공항 문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인 고형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 시즌 2 이전 공공기관, 나주 999번 버스문제 등으로 현안이 산적하다.

먼저 군공항 이전 문제는 ‘상생’을 가름하는 바로미터이자 ‘뜨거운 감자’다. 물론, 군공항 이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국방부와 이전 대상 주민이다. 국방부는 이전 대상 주민들의 합의가 있다면 언제든지 풀 수 있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럼에도 이 시장과 김 지사의 중재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는 앞으로 광주·전남 미래의 천년을 이끌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뜻을 저버리지 말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이 시장과 김 지사의 정치적 합의 도출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해석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어쩡쩡한 자세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에 당당히 나서라는 촉구 차원이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문제 역시 혁신도시 발전의 큰 장애요소로 전락했다. 광주시는 광주시대로, 나주시는 나주시대로, 각자도생 탓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자기주장만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전남도의 역할이 그래서 커졌다.

갈등을 겪었던 SRF 문제는 그나마 해결 기미가 보여 다행이다. 그동안 10차례에 걸친 민·관거버넌스 회의 에서 비롯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오는 9일 이사회에서 발전소 시설 폐쇄에 따른 손실보전 방안을 어떤 방향으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당사자들이 만나서 얻은 결론이라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엊그제 판문점에서 파격의 세기적 만남을 가진 트럼프·김정은·문재인 대통령은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도 이젠 격식을 과감히 버리자. 지난해 8월, 딱 한번 열리고 개점휴업 상태인 ‘시·도 상생위원회’도 수시로 가동하자. 상생은 말로만 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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