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대회 보안업체 선정 ‘잡음’
대회부터 치르고 보자…광주시 ‘쉬쉬’

선정업체 입찰 참가 자격 놓고 논란
탈락 업체, 감사 요구·소송도 예고
市, 검토 미숙…뒤늦게 업체 변경 고민도

광주광역시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민간안전 담당 보안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 참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업체를 선정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일부 업체는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한 데 이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광주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국제대회는 무사히 치르자’며 쉬쉬하는 분위기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20여억원에 달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민간안전 용역을 지난 5월 7일 나라장터에 공고하고 같은 달 15일 개찰했다. 그 결과 민간보안회사 2곳이 공동수급체를 꾸린 A업체가 최저가격을 적어내 1순위로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이 용역에는 총 10곳이 참여했으며 8곳이 컨소시엄(공동도급)형태, 2곳이 단독 응모했다.

A업체가 최종 선정되자 입찰에 참가한 일부 업체들은 참가 자격을 갖추지 못한 곳이 선정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입찰 참가 기준인 ‘입찰공고 전일 10년 이내 국내 개최 국제행사 및 국내 스포츠 안전·경비 분야 단일 발주금액 6억원 이상 수행 실적이 있는 업체’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입찰에 탈락한 일부 업체는 지난 6월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한 데 이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선 시는 입찰자격 검토 당시 A업체가 타 지역 스포츠 경기장 내 안전·경비 분야를 수 년간 담당하며 올린 6억원 이상 수행 실적은 확인했으나 단일 계약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일례로 수 년간 한 곳의 안전·경비 분야를 담당하며 6년 장기계약을 맺어 6억원 이상 실적을 올리면 단일 발주로 인정되지만 해마다 입찰을 통해 재선정된 실적을 합산하면 단일 발주로 볼 수 없다.

시는 업체가 낸 실적 합산 자료만 보고 세부 사항은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채 입찰 참여 적격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잡음이 일자 업체 측에 뒤늦게 기관과의 계약서 등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해 사실 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시는 수영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6월 초 이같은 문제가 불거졌으나 내부논의 끝에 수영대회 준비를 강행했다. 이미 계약이 마무리됐고 500명에 달하는 보안 인력을 선발한 시점에서 대회 차질을 빚게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들의 반발이 커지자 대회 기간 뒤늦게 업체 선정 변경 등을 조심스레 검토하기까지 했다.

시는 수영대회 개막일인 지난 12일께 조직위 측에 ‘보안업체 변경이 가능한 상황인지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고 조직위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업체들의 소송 여부를 비롯해 광주시 감사위도 수영대회가 마무리되면 감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꼼꼼하게 입찰 참가 자격을 봤으나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은 인정한다”며 “수영대회 한 달여를 앞두고 업체 측과 계약까지 체결한 상황에 민원이 제기되면서 계약 해지 등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면 밝혀질 것”이라며 “아직까지 입찰 참가 자격이 미비한 지 여부가 확실히 드러난 게 아닌만큼 수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다시 이 문제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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