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 저도 아니면 차라리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라
조진상 (빛가람혁신도시 SRF 거버넌스 위원·동신대학교 교수)

조진상 동신대 교수

빛가람 혁신도시 SRF 거버넌스가 한난의 매몰비용 요구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한난은 상생과 타협의 거버넌스 정신은 접어 두고 법원과 언론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난의 매몰비용을 비롯한 손실배상 주장은 크게 3가지다. 전처리 시설인 빛고을 청정이 한난에게 SRF를 납품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손해배상, 나주시가 SRF 연료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아 입은 손해 배상, SRF 대형소각장에 대한 매몰비용 등이 그것이다.

빛고을청정 손해배상요구를 살펴 보자. 한난은 톤당 1만 8천원을 주고 쓰레기연료를 10년간 매입하기로 계약했다. 생활 쓰레기를 돈 받고 태워도 시원찮을 판에 돈주고 사와서 태우는 웃음거리 계약을 들이 대며 지자체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웃기는 일이다.

한난은 준공후 지금까지 나주시가 연료사용개시를 허가해 주지 않아 SRF를 태우지 못해 발생한 손해를 모두 나주시가 물어줘야 한다고 한다. 백화점에 물건을 팔려고 내놓았다. 잘 팔릴 줄 알았는데 안팔려서 손해를 봤다. 그 손해는 지자체나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가? 학교 앞에서 불량식품을 만들어 팔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사먹지 않았다. 그럼 학교가 팔리지 않은 불량식품비용을 대줘야 하나?

2009년 9개 기관이 맺은 협약을 무시하고 나주시와 전라남도에 이상한 공문으로 광주 SRF 반입을 무단 변경한 잘못, 전남 6개 시군의 성형 SRF 전처리 시설의 준공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광주 비성형 SRF 반입 목적의 소각장 설치, 환경영향평가 초안과 다른 본보고서 임의 변경, 입주 예정인 15개 공공기관의 임직원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 형식적인 주민공청회 등 SRF 열병합시설 설치 과정의 굵직굵직한 잘못만 해도 즐비하다.

한난은 혁신도시 난방사업의 참여 결정, SRF 난방방식의 최종 결정, SRF REC 인증을 통한 공공기관(한난)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량 충당 및 국가보조금 지원, 광주 SRF 전처리 시설의 투자 참여, 전남권 성형 SRF 외면 및 광주 비성형 SRF 반입 요청 등 이 모든 행정행위를 스스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SRF 시설을 가동못하게 될 경우 지자체가 SRF 소각장 건설비용과 손실배상을 모두 물어내야 한단다. 한번 더 웃기는 얘기다. 그런 논리면 환경영향조사는 왜 필요하고 주민수용성 조사는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냥 한난이 원하는 것 다 들어 주고 진작 깨끗하게 끝냈으면 될 것을.

지자체가 한난의 매몰비용을 직접 보전하는 것은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법적으로 한난 철수를 전제로 인수조건 협상시 기존 시설에 대한 자산 평가과정에서 매몰비용 일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사안이다.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지역에너지공사 설립과 상응하는 출자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LNG만 가동시 발생할 수 있는 운영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수소에너지발전소를 같이 설치해 발전·난방을 겸하면 운영 적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난은 기존 시설의 현물 출자를 통해 지분 참여를 하라.

이도 저도 아니면 차라리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라. 개별난방은 SRF 거버넌스에서 4가지 연료선택방안중 하나로서 거버넌스 의제로 이미 상정되어 있다. 개별난방은 지역난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낮다 (한국도시가스협회 분석자료 참조). 세대당 보일러 설치비도 100만원 이내로 적은 편이다.

취사용 도시가스 배관의 기 연결로 건축 및 에너지 측면의 기술적 문제도 없다. 한난 철수시 인수주체 문제와 운영적자 문제에 관한 논란도 불필요하다. SRF를 태우든 안태우든 년간 100억원 이상 적자를 본다는 한난의 징징거림도 들을 필요없다. 개별난방은 지역난방과 비교해 장점 투성이다.

어제 혁신도시내 11개 분양아파트단지 전체가 개별난방전환을 촉구하는 입대위 회장단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회장단은 “강제이주, 강제난방”의 문제, “SRF 지역난방의 포로” 문제, “1일 444톤의 대규모 쓰레기 소각장” 문제, “97%에 달하는 남의 지역 쓰레기 떠안기”의 문제, “10개 혁신도시 유일, 전국 최초의 SRF 지역난방 도시”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SRF 지역난방을 강력 거부 중이다. 산자부와 한난의 마지막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