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상황이 우심한데도 싸움만 하는 우리

일본을 비롯한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한국 겁박과 무시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 아베정권은 지난 28일 예정대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가 ‘백색국가 제외 등 부당한 조치가 시정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국은 우리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종료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는 주한미군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높게 한다며 한국 측에 상당한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추가 부담시킬 뜻을 표명하고 있다. 미 의회도 불만을 표하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수차례에 걸쳐 강행한 도발적 미사일발사에 대해서는 ‘미 본토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며 ‘묵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미군사연합훈련을 ‘완전한 돈 낭비’라고 폄훼하며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간과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한국의 안보’를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암묵적 지지를 등에 업고 한국을 낭떠러지로 떠밀고 있다. 한국이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투항’할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한다’는 세계군사전략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안보를 위해 주한미군을 운용하고 있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면서 우리를 겁박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 군 당국의 ‘지난 7월 23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과 독도 인근 영공을 수차례 진입했다’는 발표에 대해 ‘해당 지역은 한국 영공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러시아는 오히려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공군 전투기로부터 위협을 당했다’고 억지 강변했다. 한국정부를 깔아뭉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조국 후보자 찬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국후보자 가족이 받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한쪽은 ‘법을 어긴 것이 없다’며 “힘내라”하고, 다른 한쪽은 ‘적법을 가장한 특혜와 꼼수’라며 “사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정파와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나라상황이 엄중한데도 나라는 싸움판이다. 우심(憂心)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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