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고향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여자단식 결승서 성지현에 2-0 완승
4번째 맞대결만 첫 승리…1인자 등극
“스피드 더 붙고 수비 다음 동작 좋아져”

■광주코리아마스터즈배드민턴대회

광주체고 안세영의 화려한 공격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코리아마스터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성지현에게 스매시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24일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광주코리아마스터즈국제배드민턴선수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은 지키려는 자와 뛰어넘으려는 자의 대결이었다.

성지현(28·인천공항공사)은 한국 여자단식 ‘에이스’ ‘1인자’ 자리를 계속 지키려면 안세영(17·광주체고2)을 이겨야만 했다. 안세영도 성지현을 뛰어넘어야 했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는 등 세계적인 강자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성지현 벽을 넘어보지 못했다. 앞선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비록 성지현이 자신의 우상이자 롤모델이지만 단 한 자리인 정상에 올라서기에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대상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국제대회에서 같이 한 방을 쓸 정도로 친했다. 자연스레‘친자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엄할 수 밖에 없는 것. 한 사람에게만 허용하는 정상을 향해 두 선수는 서로를 밟고 넘어서야만 했다.

광주코리아마스터즈 여자단식 결승전을 국내외 배드민턴계가 주목한 이유였다. 경기는 여자단식 현재 에이스와 차세대 에이스 대결답게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고향 팬들의 응원을 받은 안세영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몰

 

기념촬영 하는 김성의 남도일보 사장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코리아마스터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시상식에서 김성의 남도일보 사장(앞줄 오른쪽)이 우승팀, 준우승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아부친 양상이 됐다.

안세영은 1세트 초반 긴장한 탓인지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1-4로 끌려갔다.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상대 강스매싱을 코트 바닥에 엎드리시다시피해서 걷어내는 특유의 찰거머리 수비력을 잇따라 선보였다. 수비 다음에는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공격을 퍼부었다. 금세 5-5점을 만든 뒤 기세를 이어가며 21-13으로 가볍게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들어서도 안세영은 5-1까지 앞서 낙승을 예고했다. 또 성지현의 공세를 적절히 막아내며 15-10까지 달아났다.

성지현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국내 여자단식 1인자답게 큰 키(175cm)를 활용한 강스매싱을 앞세워 잇따라 6점을 따냈다. 15-16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 16-17로 계속해서 리드를 잡았다. 관중석에서 ‘역시 성짓현’ ‘성지현은 살아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기흐름상 완전한 성지현 분위기였다.
 

환호하는 관중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코리아마스터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 선수가 입장하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그러나 예전의 안세영이 아니었다. 위기의 순간에 자신이 왜 세계배드민턴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인지를 맘껏 보여주기 시작했다. 성지현의 강스매싱과 헤어핀을 잇따라 방어한 뒤 강약을 조절한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연속 5득점에 성공, 21-17로 경기를 매조지으며 맘껏 포효했다. 안세영이 우상인 성지현을 꺾고 셔틀콕 여왕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안세영의 승리에 경기장을 찾은 부모와 가족, 광주체육중·고 선후배, 시민들은 광주 출신 ‘셔틀콕 여왕’ 탄생에 환호했다.

경기를 마친 뒤 안세영은 “ “(성)지현 언니를 만나 한 번도 못 이겼는데 오늘 이겨서 기쁘다. 고향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줘 큰 힘이 됐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현 언니가 후위 공격이 아주 좋은데 오늘은 실수가 많았던 것 같다”며 “집중력이 흐트러져 2세트 중반 역전당했는데 집중력을 다시 발휘해 만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지현은 “(안)세영이가 예전에 비해 스피드가 더 붙고 수비 뒤에 다음 동작이 많이 좋아졌다”고 평한 뒤 “(이를 감안해) 공격찬스를 만들고자 스토로크를 했는데 실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열리는 이번대회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주최하고 남도일보·광주시배드민턴협회 주관했다. 광주광역시·중흥건설·광주광역시체육회 등이 후원했다./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광주체고 안세영의 화려한 공격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코리아마스터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성지현에게 스매시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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