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
노경수(광주광역시도시공사 사장)
 

올 겨울에도 미세먼지로 우중충한 날씨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공공용 승용차 2부제에 대한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또 겨울철 찬바람이 불어온 후에는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연이어 발생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인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이 ‘삼한사온(三寒四溫)’보다 더 자주 등장한다.

봄철의 황사라는 단어는 이미 익숙하지만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일상화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단순한 먼지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거리의 보행자들 중에 계절과 상관없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1차와 2차 미세먼지로 구분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배출원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면 1차 미세먼지에 속한다. 예를들면, 공장, 건설현장, 소각, 자동차 등에서 비롯된 고체상태의 미세먼지들이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이러한 1차 미세먼지와 함께 가스상태의 대기오염물질들로 알려진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이 배출된다. 이러한 배출물질이 빛, 산소, 물 등의 공기 중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액체상태 미세먼지를 2차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이것들은 입자상물질로 대체로 그 크기가 PM10보다 더 작은 PM2.5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배출된 미세 먼지 중 직접배출(1차 배출)은 27%, 간접배출(2차 생성)이 73%이며 전국적으로는 직접 배출이 28%, 간접 배출이 72%을 차지한다. 2차 생성 미세먼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인체에 유해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이 인체로 유입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거시적 차원에서 1차 생성 미세먼지 배출원 규제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반면 시민들의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생활권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도시 내 2차 생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건강에 치명적인 2차 미세먼지는 국가·지역 차원보다는 도시 공간 내에서 주로 발생한다. 실제로, 배출원별 초미세먼지를 살펴보면 대도시권의 경우에 자동차가 1위이다. 게다가 도시열섬이라는 독특한 현상으로 인해서 상하층 공기가 유동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차량과 건물의 과밀로 인한 다량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도시열섬현상과 결합되면서 도시 내에서 2차 미세먼지 발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최근 실행하기 시작한 공공용 차량의 2부제 운행이나 공회전 금지 등은 도시 내 미세먼지의 약 40% 정도가 자동차로부터 기인한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어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미 배출된 미세먼지를 줄이는 저감방안으로는, 미세먼지를 흡수·흡착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식물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피류에서는 아이비, 잔디, 꽃잔디, 맥문동 등을 권장하고, 관목류의 경우 꽝꽝나무와 은목서, 교목의 경우 주목의 효과가 높았다. 특히, 이끼류(서리이끼, 털깃털이끼)는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비교적 뛰어나고, 수직벽체 녹화 및 바닥피복에 활용하기에도 적용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하루 빨리 미세먼지 없는 도시를 만들고 싶겠으나, 우리 환경요소들에 대한 꼼꼼한 관찰과 데이터의 축적,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저감 노력의 시행과 그 효과 검증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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