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노재헌씨, 5·18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노태우 前 대통령의 장남 재헌(54)씨가 5·18 진상규명조사에 적극 협조할 뜻을 밝힌 가운데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지난 3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40년 동안 미궁에 빠져있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혀내는데 재헌씨의 협조와 관련자료 제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헌 씨는 지난달 5일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5·18 피해당사자인 정현애 이사장 등 관계자를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이사장은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5·18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소장하고 있는 5·18 관련 자료가 있다면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헌씨는 “집에서 그런 자료를 본 적은 없다”면서도 “조만간 집을 정리할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나오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재헌씨는 지난해 8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직계가족 중에서는 처음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던 터라 그의 약속이 반드시 이행되기를 기대한다. 이후 재헌씨는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며 지난달 다시 오월어머니집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았다. 당시 그는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노 前 대통령의 회고록과 관련해 “개정판을 낼지 상의해 봐야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공권력에 의한 사망·상해·실종·암매장 등 인권침해 사건과 최초·집단발포 경위, 헬기 사격, 진실 왜곡·조작 사건 등에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비밀취급 인가가 없는 탓에 군 기밀자료 확보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계엄군의 양심고백이 절대 필요하다. 그리고 재헌씨는 보관하고 있는 관련자료가 있다면 반드시 제출해 진실규명의 단초를 제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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