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보유량 3.4일분 그쳐

해마다 반복되는 ‘혈액 수급’ 부족, 올해도…
혈액 보유량 3.4일분 그쳐
적정수준 5일 못미쳐 ‘주의’
겨울방학 헌혈참여자 줄어
젊은층 헌혈 의존 변화 필요

9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헌혈의집에서 지정헌혈에 나선 시민들 모습. 겨울철 헌혈 참여자가 줄어들어 비어있는 헌혈공간이 눈에 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혈액이 부족합니다. 꼭 헌혈에 참여해주세요…”

올 겨울도 헌혈자 수가 줄어들어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9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전국 혈액 보유량은 이날 기준 평균 3.4일분에 불과해 적정 수준인 5일에 1.6일 가량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형별 보유량은 ▲A형 2.9일분 ▲B형 3.4일분 ▲O형 3.2일분 ▲AB형 3.0일분으로 집계됐다.

현행 혈액 수급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뉘는데, 현재는 당장 헌혈자가 한 명도 없을 경우 3일도 채 버티지 못하는 ‘주의’단계에 해당한다.

광주·전남지역 헌혈자 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최근 3년(2017년~2019년)간 광주·전남지역 헌혈자 수는 지난 2017년 22만266명, 2018년 20만6천743명, 2019년 20만6천605명으로 감소 추세다.

이처럼 매년 겨울철만 되면 혈액부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추운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든 데다, 겨울방학까지 겹치면서 학생들과 시민들의 헌혈 참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감기나 독감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헌혈 부적격자들이 늘어난 점도 헌혈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이날 오후 찾은 광주 북구 용봉동 헌혈의 집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헌혈을 하는 침대 10개 중 3곳에서만 헌혈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마저도 급한 수술을 위해 방문한 환자 가족과 지인들이 지정헌혈을 하기 위해 방문한 곳으로 일반 시민들의 헌혈 참여는 아니었다.

직장인 김모(50)씨는 “과거와 달리 헌혈하는 사회분위기 자체가 많이 없어졌다”며 “건강을 체크하고 혈액이 필요한 때를 미리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10대와 20대가 중심을 이뤘던 헌혈 인구가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령화로 인해 수혈자는 많아지는 반면 공급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게 헌혈을 의존하는 현행 혈액수급 체계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광주·전남 혈액원 관계자는 “겨울철 추운 날씨와 방학으로 인해 헌혈자가 줄어들었다”며 “헌혈은 고귀한 생명나눔 실천이다. 헌혈을 통해 자신의 건강도 체크하고 헌혈증서를 모아 나와 가족이 응급 시에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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