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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일 남도일보 대기자의 세상읽기
빼앗긴 일상, 그래도 봄날은 온다
박준일 남도일보 대기자의 세상읽기

빼앗긴 일상, 그래도 봄날은 온다

박준일
박준일(남도일보 대기자)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잠든 시간을 제외하고는 수시로 핸드폰을 보며 코로나19 뉴스를 접한다. 오늘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얼마나 늘었고 사망자는 몇 명이나 나왔는지 확인한다. 우리 동네에도 확진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심을 가지며 말이다. 그러다 자기가 사는 동네나 이웃에 확진자나 의심 환자가 나타나면 마녀사냥 하듯 한다.

코로나 확진자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며칠 후 감염 확진 판정을 받는 상황이 되다 보니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확진자가 다녀가면 공장이고 관공서고 식당이고 모든 것이 통째 폐쇄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전남 동부권에서도 지난 주말 사이 확진자가 나왔다. 그가 산다는 아파트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SNS를 통해 동선을 퍼 나르고 온갖 가짜뉴스까지 난무하는 등 갑자기 민심이 흉흉해짐을 느낀다. 나이 든 사람들은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실감 나게 한다. 역병의 습격이다.

여수와 광양에는 광양제철소와 GS칼텍스, LG화학 등 350여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여수국가산단이 있다. 만일 여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공장이 올스톱될 상황이다. 거리는 더없이 한산하고 식당들도 텅 빈 채 주말을 보내고 다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했지만 공포감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아무리 친한 사람일지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으면 힐끔힐끔 쳐다보고 경계심을 갖게 된다.

요즘 우리 삶이 극도로 피폐해졌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한 달 전만 해도 중국발 폐렴 공포는 금세 다스려질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신천지발 코로나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일상을 빼앗기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두 아들 내외가 걱정되어 전화해 보니 큰아들은 사람들이 봄비는 지하철 대신 승용차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기름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둘째는 당분간 재택근무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네 살 된 손주도 한 달 가까이 바깥을 나가지 못한 채 집에만 갇혀 있으니 오죽 답답할까 싶다.

평일의 직장근무에 대한 새로운 퐁속도가 생겨나고 주말이면 가족과의 외출이나 회식조차 삼간 채 그저 집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 여행업계는 물론이고 산업기반 자체가 붕괴되는 모습을 목격한다. 주식시장도 코로나 공포감이 엄습하면서 연일 폭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80여개국으로 늘었다. 어느 순간부터 기피 대상 국가가 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하던 한달 전인 지난 2월 초만 해도 중국에서는 확진자 2만3천 명, 사망자 400명을 넘어설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16번째 확진자가 나왔지만 그래도 공포감이 나라 전체를 휘감지는 않았다. 불과 한 달 만에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경제가 블랙아웃 상태다. 그런데도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다가오는 4·15총선에 가 있다. 비례대표를 겨냥한 위성 정당 창당을 위한 궤변을 역설하고 국민을 현혹한다.

코로나 창궐에도 정치집회를 강행하는 그들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묻고 싶다. 그러면서도 좌우 이념으로만 치닫는 실종된 정치를 본다. 그들에게 국가와 국민은 없는 듯 보인다. 나라는 왜 존재하는가. 정부는 왜 있는가. 정치는 왜 하는가. 그 질문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당연한 답이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같은 질문을 새삼 하고 싶은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본다.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병상이 없어 자가 치료하다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내가 지금 중국에 와있는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그래도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을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겨울이 긴 것 같지만 그래도 봄을 알리는 우수가 지나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내일이다. 코로나에 빼앗긴 일상을 곧 되찾게 되리라고 믿는다. 남녘에는 3월 하순이면 개나리가 피고 4월 초순이면 벚꽃에 만개하리라, 코로나 또한 지나가고 새봄을 맞게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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