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군 1특화작목 육성’ 전남 농업 위기 돌파구
기후 온난화 현상·농촌 인구 급감 등 각종 악재 즐비
WTO 개발도상국 철회·RCEP 타결 등 피해 현실화
16개 품목 지역 핵심산업 육성…차별화된 품종 개발

 

최근 기후 온난화 현상에 저출산·노령화 가속화로 농촌 인구가 급감하고,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농업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꽃 작약 재배 모습.

‘농도 전남’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각종 악재들이 즐비하다. 기후 온난화 현상에 저출산·노령화 가속화로 농촌 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피해는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도하는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최근 타결돼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농촌의 붕괴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다. 관세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낮은 관세로 오렌지·마늘·양파 등 외국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게 됐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농민수당을 지급 등 전방위 대책을 수립 중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단순한 지원체계는 한시적인 대책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본보는 ‘1시·군 1특화작목 육성’을 통해 농도(農道)인 전남농업이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남 일선 시·군의 차별화된 품종 개발현장을 찾아 취재·보도하며 방안을 제시해본다.
 

1시군 1특화산업 육성 작물인 ‘비파’

◇미래 농업 방향은

전남지역의 경우 고령화로 전체 가구 구성비 중 농가는 줄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농림어업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전남 지역 농가 는 14만4천가구로 경북에 이어 전국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지만 농가 비율도 1년만에 1%가 줄어 젊은층이 더 이상 농촌에 살지 않거나 이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 농업 개도국 지위를 철회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전남의 특화 품목 중 쌀, 양파, 마늘, 고추, 파, 배추, 보리, 고구마 등의 관세가 대폭 감축되면서 수입이 증가하고 결국 큰 폭의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광주전남연구원 조창완 선임연구위원과 서정원 연구위원은 ‘광전리더스 인포’ 제158호 ‘WTO 개발도상국 지위 철회에 따른 전남농업 대응 전략’에서 “미래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분류될 경우 관세 감축이 5년 동안 50~70%로, 개도국 10년간 33~47%에 비해 평균 약 20% 격차가 발생하는 등 이행기간과 관세감축률이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쌀, 마늘, 양파 등 주요 농산물의 관세 감축 변화를 보면 선진국 의무 이행 시 주요 민간품목의 관세율 인하가 불가피해 전남의 주요 특화품목 및 전국 점유율 상위 품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전남 농업을 지속가능한 저비용 고효율의 농업구조로 전환해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생산비 및 유통비 절감 등 가격 경쟁력 확보체계를 구축하고, ICT(정보기술)·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전남 농업의 첨단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조직화와 시스템화를 강조했다. 또한 지역차원의 농가소득 안정망 강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WTO 개발도상국 지위 철회는 농도 전남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할 있지만, 전남 농업을 밀도 높게 진단해 환경에 부합한 발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산학관연언민 등 지역 모두의 관심과 지원,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 유자
녹차밭

◇신소득 산업화 ‘주목’

이처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농업환경에서 ‘특화작물’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신소득 산업화 기반 마련을 위해 올해 ‘1시·군 1특화작목 육성’사업으로 10개 시·군에 27억2천만원을 지원한다.

1시·군 1특화작목 육성사업은 농산물 수입개방과 소비감소, 작목별 과잉생산,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2017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4년차를 맞아 4개 특화품목을 신규 선정해 총 16개 품목을 지역 핵심산업으로 육성한다.

올해 신규로 선정된 사업은 ▲곡성군, 곡성 명품토란 성장기반 조성 ▲보성군, 보성참다래 기후변화 대응 및 고품질 전문생산단지 육성 ▲화순군, 화순 명품 복숭아 경쟁력 강화 사업 ▲신안군, 신안시금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중 생산 체계 확충으로 4개 사업에 16억2천만원이 투입된다.

계속사업으로 2년차 단지화·활력화 단계로 ▲영암군, 시설풋고추 ▲진도군, 미니단호박 2개 사업에 5억원이 지원되며, 3년차 ▲나주시, 칼라포도 ▲강진군, 딸기 ▲해남군, 부추 ▲장성군, 약용채소 4개 사업의 마케팅·산업화 단계로 6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도비지원이 종료된 고흥군 석류 등 6개 품목에 대해서는 광주전남연구원과 함께 객관적 성과분석을 위한 정책연구 과제를 수행해 자립산업으로의 발전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희열 전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은 “이번 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일반 농가대비 평균적으로 수량 20.3%, 소득 36.2%가 증가했고, 경영비는 4.6%가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며 “오는 2023년까지 도내 각 시군에서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 특화작목을 공개평가·선정하고 도·시군, 유관기관 등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지역의 경제를 이끌어 갈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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