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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이 죄냐"… 생존권 걸고 울부짖는 전남 섬 주민

“국립공원이 죄냐”… 생존권 걸고 울부짖는 전남 섬 주민
환경문제 발목 잡혀 수 십년째 지역발전 후퇴
높은 ‘규제의 벽’…보전·개발 갈등만 부추겨
주민 고통 외면…흑산공항 설립 선택 아닌 필수
“이번 만큼은 기필코” 다각적 대책마련 총력전

흑산공항
최근 전남 곳곳에서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국립공원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흑산공항건설대책위원회가 국립공원 전면 재조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모습./흑산공항건설대책위 제공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뭐합니까. 수 십년 동안 공원 내 개발행위 제한으로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권이 침해받고 있는 것은 물론 정주환경과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해 도서지역의 노령화와 무인화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전남 곳곳에서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국립공원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수 십년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시설은 물론 공익적 목적과 주민편의를 위한 사업까지, 각종 개발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전남도의회를 비롯한 일선 시·군 의회에서도 ‘국립공원 해제 채택 결의안’을 내놓는 초강수도 두고 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립공원 관리 정책이 전남 발전과 주민의 생존권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울타리에 가둬버린 꼴이 되고 있다. 규제의 벽은 문재인 대통령과 지역민이 맺은 약속조차 넘어서기 힘들 정도다.
 

흑산공항
전남지역 도로에 붙여진 흑산공항건설 촉구를 담은 현수막.

◇반백년 가까운 공원 해제 목소리

여수·신안·진도·완도 등 국립공원 내 주민들과 지자체들은 반백년 가까이 재산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공원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5개 시·군 18개 읍·면 322개 섬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면적만도 2천266㎢(진도 604㎢·완도 581㎢·신안 523㎢·여수 419㎢·고흥 138㎢)에 달한다.

해상국립공원 내에 숙박시설 등을 짓기 위해서는 공원계획 변경을 신청한 뒤 주민의견 청취, 관계기관 협의, 환경부 입지적정성 평가, 공원위원회 심의·고시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간자본을 유치하더라도 사업계획 수립에서 공원계획 변경절차를 이행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사실상 투자실현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원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신안 흑산공항 건설이 대표적이다.

신안군은 지난달 30일 다도해서부사무소와 환경부, 국립공원연구원 구역조정 타당성조사 기획단에 다도해국립공원 구역 해제 요청서를 각각 전달했다.

이번에 전달된 보고서에는 흑산공항 예정지를 비롯한 지역주민 생활민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 등으로 10년마다 실시하는 국립공원 구역조정 타당성조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흑산공항 예정지는 지난 2010년 제2차 국립공원 타당성조사 당시에 공원구역 해제를 강력히 건의했다. 하지만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해 공원시설 반영과 공원계획 변경 시에 적극 검토하기로 하고 공원구역 해제를 보류한 바 있다.

또한 여수 금오도 주민들을 비롯한 해당 지역에서 역시 수년째 ‘공원구역의 합리적 조정’을 환경 당국에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흑산공항 위치도1
흑산공항 위치도.

◇인·허가 규제 완화 촉구

이러한 국립공원 해제 목소리는 의회에서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신안 출신인 전남도의회 정광호 의원(신안2)은 지난 2018년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국립공원 해제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고, 현재까지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결의안에는 흑산도가 1981년 주민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점을 들어 국립공원 해제와 흑산공항 건설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흑산공항은 2021년 개항을 목표로 신안군 흑산면 예리에 사업비 1천835억원을 들여 활주로 1천200m(너비 30m)에 50인승 이하의 소형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2016년 11월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 변경 안 심의에서 철새보호대책 보완을 요구하며 보류 결정을 내린 후 최근 열린 심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 착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광호 의원은 “흑산도는 국토 최서남단 국경의 섬임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해 주민들의 고통이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해양주권 강화와 주민 생존권 보장을 위해 흑산도를 국립공원에서 즉시 해제하고, 흑산공항 건설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도군의회서도 ‘현실성 없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인·허가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3차 타당성 용역결과 관심

이처럼 간절한 지역사회의 목소리에도 국립공원 해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립공원 지역에 소형 비행장(흑산공항)은 물론 전기시설·창고 등 소소한 건축물 하나를 올리려 해도 공단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공단 협의 방식이 아닌 ‘특정 지역을 공원구역에서 제외하는’ 공원 관리계획 변경이라는 우회로가 있으나 이는 협의 방식보다 더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원 관리계획 변경이 10년 단위로 이뤄지는데다,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와 유관부처 협의라는 난제가 가로막아 통과 사례는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섬으로 이뤄진 남면도 1981년 12월 23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38년 동안 각종 규제로 정주 여건이 열악해지면서 많은 주민이 떠났고, 이로 인해 섬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낡은 주택을 허문 뒤 새로 짓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귀농·귀촌을 하려 해도 정작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빈집만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전남도 등 해당 지자체에서는 국립공원계획변경에 따른 장기간 심의중단으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어 제3차 국립공원 타당성조사에서 공원구역 해제와 함께 공원총량제 유지하면서 대체부지 지정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올해 진행되고 있는 제3차 국립공원 타당성 용역이 확정되기 전에 흑산공항 예정지 공원 해제가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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