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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일의 남도일보 대기자의 세상읽기-전남의 힘, 다문화가족을 응원하다
박준일의 남도일보 대기자의 세상읽기

전남의 힘, 다문화가족을 응원하다

박준일(남도일보 대기자)

박준일
국적과 문화가 다른 다문화가족은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으로 곁에 있다. 그런데도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이질감을 해소해 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전남 다문화가족 행사가 늦가을 정취가 묻어나는 지난 14일 나주 중흥리조트에서 열렸다.

전남도가 주최하고 전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와 남도일보가 공동주관한 행사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 때문에 행사를 취소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묘안을 짜 낸게 비대면 행사로 진행하기 위해 22개 시·군에서 동영상으로 출품을 받았다. 그런데도 99개 팀이 참가하는 열기를 보였다. 예선을 거쳐 22개 팀을 본선에 올렸다. 코로나19 때문에 이야기 자랑 14개 팀은 본선 당일 동영상 심사를 했고 장기자랑 8개 팀 만 현장 무대에 직접 올랐다. 이번 행사는 각 시·군 다문화센터나 가족들이 함께 지켜볼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그런 때문인지 모국어로 인사말을 하고 다시 한국말로 인사말을 가족도 몇 팀 있었다. 아마 모국에서 유튜브 중계를 통해 지켜볼 가족들을 위한 배려 같았다.

시어머니와 나란히 앉아서 일상을 이야기하는 외국인 며느리와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나와 아리랑을 부르는 가족, 아들은 노래를 부르고 외국인 엄마는 통기타를 치며 반주를 한 가족, 노래를 부르다 가사를 까먹은 가족, 무뚝뚝한 남편을 사랑스럽게 소개하는 외국인 아내까지 모두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경품도 푸짐하게 마련해 본선 진출 출연진은 모두에게 상을 줬다. 누가 누가 잘하나를 겨루는 경연대회가 아니고 모두 모두 함께 잘하자는 취지의 행사였다. 공중파나 종편 등에 나오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여서 좋았다. 행사 준비과정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번거로운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행사치르기를 잘했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통계청의 국제결혼 현황을 보면 지난해 2만3천600여 건 가운데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가 결혼한 건수는 1만7천700여 건이고 한국 여자와 외국 남자가 결혼한 건수도 6천여 건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까지 외국인의 한국 국적 취득자도 1만2천여 명이나 된다.

다문화가정이 2015년 30만 가구에서 올해는 34만 가구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 수도 14만여 명으로 전체 학생 수의 2.5%에 달한다. 전남은 전체 학생의 4.5%에 달하고 전남의 다문화 가정 자녀 수도 1만 4천여 명에 이른다.

특히 농촌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전남은 언제부터인가 다문화가정이 한 축이 됐다. 주로 베트남이나 중국, 태국 등 아시아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면서 다문화가정이 빠르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어떤 기관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 10명 중 3명(28.2%)이 한국 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라고 인식했고 다문화사회에 가깝다는 의견도 절반 이상(52.4%)을 차지했다. 이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을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농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크게 줄면서 애를 먹고 있다. 요즘은 각 시·군마다 인력센터가 1∼2개 있고 비인가 인력센터까지 있지만 농촌일손 부족 현상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제 한국 사회도 다문화사회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아직도 이질적이다.

국가 통계포털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중 절반 정도가 1년에 1∼2회 주변으로부터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17%가 2∼3개월에 1∼2회, 7%가 1달에 1∼2회, 3.9%는 일주에 1∼2회 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남에도 각 시·군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다.

타국의 고향에 부모 형제를 두고서 한국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의 언어와 문화, 생활 습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소통의 어려움에서 오는 사회적 부적응과 인종차별, 가정폭력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에서 겪는 차별을 듣다 보면 부끄러워진다. 그 차별 때문에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업 중단 비율이 일반 학생의 중도 포기율보다 훨씬 높다. 우리 민족은 이제 단일민족이 아니다. 한국의 미래는 다문화와 함께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한국말은 기본이고 엄마의 모국어도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즉 2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국제화 시대의 자원이다. 그들이 국제화 사회에서 아빠의 나라 한국과 엄마의 나라를 오가며 관광을 발전시키고 무역을 발전시키는 외교관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민간 외교관이 될 수 있도록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노력에 동참하자. 그들이 하루빨리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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