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용원장(이연안과)

며칠전 40대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자녀들이 눈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데 자신만 아직까지 걸리지 않았다면서 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안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30대 환자도 예전에는 눈병이 3일만에 좋아졌는데 이번에는 1주가 지나도 시원찮다며 좀 더 강력한 안약을 처방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환자들의 생각대로라면 눈병속에서 살고있는 안과의사는 날마다 눈병 예방을 위해 안약을 넣고 살아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손을 비누로 깨끗이 닦고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비결이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화가 오듯이 약에 의존하는 심리와 빈번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예컨데 주위에 유행성 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 불안한 마음에 항생제 점안액을 미리 넣는 경우, 안약이 눈물의 중요한 영양소와 눈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면서 방어역할을 하는 세균들을 파괴시킴으로써 방어기능이 약화돼 눈병에 더욱 잘 걸릴 수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안약에는 보약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눈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은 환경인자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및 전신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순간의 편안함을 위해 자주 안약을 놓는 것보다 약간의 습관교정과 노력으로 회복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임상사례도 있다.
65세인 한 환자는 평소 눈에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이유로 인공 눈물을 수년간 집어 넣고 있었다.
진찰해본 결과 눈꺼풀과 눈썹주위에 끈적거리는 노폐물이 심하게 쌓여 있었다. 안약을 달리 처방하는 한편 따뜻한 찜질을 하도록 하고 아침에 세수할 때 얼굴만 씻지 말고 눈썹주위를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마사지하듯이 닦아주도록 한 결과 2주후 증상이 많이 개선됐으며, 결국 안약점안이 필요없게 됐다.
한편 ‘아폴로 눈병’의 여파로 안약 파동이 일기도 했는데 안약을 쏟아 붓는다고 빨리 좋아지는 것은 아니므로 시간에 맞춰 적정 양을 점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병의 경과중 이차적인 합병증이 생겨 시력저하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안약에 의지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경과 관찰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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