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5·18 왜곡 도서 도서관 비치가 웬말인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법원이 출판·판매·배포를 금지토록 한 왜곡 도서 두 권이 전국 대학교와 국회·국립중앙도서관 등 27곳에 비치돼 있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지난 2017년 4월 출간된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전 씨는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헬기 사격을 부정했으며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했다. 광주지법은 2018년 9월 전두환 회고록에 적은 내용 70개 중 69개는 허위사실이어서 5·18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해당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를 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하지만 허위사실이 그대로 실린 이 책자는 남부대를 비롯해 14개 대학 도서관에 비치돼 있다.

2020년 지만원 씨가 출간한‘북조선 5·18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에도 광주지법은 지난 2월 출판·배포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이 도서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집단이나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들 전체를 비하하고 편견을 조장해 광주시민들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저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책자는 전남대와 다른 10개 대학 도서관, 국회 전자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람이나 대출이 되고 있다.

법원이 사실상 이들 도서 두 권에 대해 5·18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그 의미를 격하하고 있어 출판이나 배포할 가치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는데도 대학 도서관 측이 무시한 것이다.

법원의 판단에 반해 도서관들이 이들 도서를 열람·대출이 가능토록한 것은 역사적 공공성에 대한 인식의 결여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들을 간접 지원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27개 도서관은 진의가 잘못 알려졌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왜곡 도서를 폐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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