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용(이연안과 원장)

아이들이 햇빛에 눈뜨기 힘들어하고 자주 찡그리거나 눈물이 흐르면 부모들은 눈물길이 막히거나 시력이 나빠서라고 지레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정신집중이 안돼 학습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의외로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수가 많다.
5∼6세 중 7% 정도의 어린이들은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의 자극과 염증을 일으키는 덧눈꺼풀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이 덧눈꺼풀 질환은 한국을 포함해 동양인에게 매우 흔하고, 주로 양쪽 눈에 발생한다.
눈썹 찔림으로 인해 눈물을 많이 흘린다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각막염·결막염에 자주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한 염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나쁜 병으로 진행하므로 치료해줘야 한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지만 5살 이후에도 눈썹의 대부분이 검은 동자(각막)에 가서 닿으면서 심한 염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로 인해 나중에 각막혼탁이 발생해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줘야 한다.
몇 개 정도만이 닿는 경우에는 조심스럽게 뽑아주기도 하나 아기의 나이가 어려 심하게 움직이면 눈썹이 뽑히지 않고 끊어지는데 그런 경우에 짧게 끊어진 눈썹에 더 잘 찔리게 되므로 뽑는 것에는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눈썹이 항상 닿는 아기들은 동반되는 염증 발병에 주의해야 하며 일단 병이 생기면 안과를 찾아야 한다.
본원에서 경험한 몇가지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엄마 컴퓨터 때문이 아니에요!”=초등학교 3학년인 소영이는 컴퓨터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였다. 평소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호소하며, 눈을 자주 깜박이고 찡그리는 버릇이 있었으나 컴퓨터 때문이라고 생각한 부모님은 꾸지람하기 일쑤였고 어느날 학교에서 보내온 가정통지문을 보고서야 시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알았다.
검사결과 눈썹이 심하게 찔러 각막이 손상돼 수술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소영이와 부모는 일단 눈썹을 뽑고 각막 상처가 아물면 시력 정밀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소아의 속눈썹은 미세하고 부드러우며, 눈썹 자극에 대해 각막이 내성이 있어 자극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경미한 눈썹 찔림과 상처인 경우는 수술할 필요가 없겠지만 시력에 영향을 줄 정도의 눈썹 찔림은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눈에는 자가 방어기능의 일종으로 이상이 나타나면 통증이 발생하고 반사적인 눈물도 나며, 그로 인해 환자 스스로 인지함으로써 안과를 찾게 된다.

◇“전신 마취를 무서워하지 마세요!”=6살 먹은 의진이는 자주 눈을 깜박이고, 눈을 비비며 밖에 나가면 햇빛에 눈을 잘 뜨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상 아래 눈꺼풀 피부가 눈썹을 안쪽으로 밀쳐 각막(검은동자)이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전신마취 후 교정수술을 했고, 그 이후 각막손상도 완쾌됐다.
수술에 있어 가장 난감한 것은 협조가 안되는 어린아이들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수술 자체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전신마취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을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어려울 때가 많다.
100% 완벽한 합병증이 없는 수술이 없듯이 전신마취 또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전신마취는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으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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