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자원봉사자 15명 수고 빛나
매일 대체음식 여섯 가지 포장 월요일 배분
복지법인-봉사자 모임 갖고 공감대 형성도

 

광주시 남구 사직동 사회복지법인 분도와안나 개미꽃동산 사랑의식당이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1년 10월 문을 연 사랑의식당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만 해도 30년 동안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400∼650명의 어르신과 노숙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했다. 추석과 설 명절을 비롯해 노인의날, 사랑의식당 개원일, 성탄절 등 특별한 날에는 잔치를 벌이고 여러 가지 음식의 특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집단급식이 금지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무료급식을 중단하고 대체급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매주 월요일 오전 사랑의식당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1주일분의 대체음식을 배분하며 배고픈 노인들의 끼니를 여전히 챙기고 있다.
 

이처럼 사랑의식당이 30년 간 운영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자원봉사자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활동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료급식을 할 때에도, 대체급식을 할 때에도 자원봉사자들의 수고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이뤄질 수 없기에, 이들의 활동이 유독 빛이 나는 부분이다.
 

사랑의식당 봉사는 매일 자발적인 참여 형태로 하기 때문에 봉사자는 대부분 공직자·회사원·자영업 퇴직자와 주부들이다. 현재는 집단급식을 하지 않아 매일 15명의 봉사자가 4시간 이상 여섯 가지의 대체음식을 하나의 봉투에 포장해뒀다가 월요일 오전에 650명분을 배분하고 있다. 봉사자는 최연장자인 76세의 전순환씨를 비롯해 황대복·우현중·양삼순·고금순·김재갑·장순희씨 등 70대가 7명이다. 그리고 60대가 김남연·임선욱·서범재·한숙향·신명희·나덕주·허순례씨 등 8명이다. 이들의 봉사경력은 최고 25년(황대복)에서 최저 5년(임선욱)까지다.
 

복지법인의 김광엽 사무국장과 김정숙 총무, 김영옥 조리사도 모두 60대다.

복지법인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매월 한 차례 자원봉사자 모임을 열고 있다. 모임에서는 식당 운영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고, 봉사자와 법인의 의견 청취와 함께 운영 사항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협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그 달에 생일을 맞는 봉사자들을 위해 합동 생일잔치를 열고 문화상품권을 선물하고 있다.
 

김광엽 사무국장은 “사랑의식당이 지난 30년간 어르신과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다”며 “그렇지만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어 어려움을 이겨나가면서 계속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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