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조선대, 첫 협약 후 2년 4개월만
수익 배분 기준, 매출액→순수익으로 변경
기존 협약, 적자 보더라도 수익 배분 구조
양측 분쟁 소지 해소…행정력 낭비 ‘아쉬움’

 

광주이스포츠경기장 개관식 기념 프로게이머 특별전. /광주시 제공

모호한 수익 배분 기준으로 논란이 일었던 광주광역시와 조선대간 ‘e스포츠 전용 경기장’운영 협약이 2년 4개여월만에 변경된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조선대와 체결한 ‘e스포츠경기장 운영 협약’중 수익 배분 기준 등 협약 내용 일부를 변경키로 최근 합의했다.

당초 e스포츠 경기장 운영에서 발생한 수익 배분 기준을 ‘매출액’으로 잡고 절반씩 나누기로 했으나 재협약을 통해 배분 기준을 ‘순수익’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는 양 기관간 맺은 협약이 통상적 수익 배분 기준과 다른 기형적 구조를 가져 조선대 측에 과도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단 지적이 의회에서 제기되면서다.

앞서 시는 2019년 3월 콘진원이 공모한 ‘e스포츠상설경기장 구축 사업’선정을 위해 조선대 해오름관에 상설경기장을 구축하기로 하고 조선대와 같은 해 6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의 주요 골자는 광주시가 e스포츠상설경기장 구축·운영에 따른 예산·인력 등 행정적 지원을 하고, 조선대는 e스포츠 경기장으로 활용할 해오름관을 10년간 무상임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 e스포츠경기장 운영에 따른 매출액을 시와 조선대가 1대 1로 배분하기로 하고 e스포츠 주경기장에 한해 일년 중 180일은 조선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협약이 체결되자 시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통상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행사 운영비 등 제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제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매출액’을 배분 기준으로 삼으면서 조선대에 과도한 혜택을 줬다는 것이다. 당초 협약대로라면 적자를 보더라도 조선대에 수익을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경호 시의원은 같은 해 9월 추경예산 심의에서 “경기장 운영을 통해 발생한 매출액의 절반을 배분하는 것을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으나 통상의 협약에서 수익배분의 기준은 전체 매출에서 운영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협약사항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협약서에는 참가비와 입장료만 매출액으로 볼 지, 경기개최에 따른 기업후원금 등도 매출액으로 판단할 지 여부 등 매출액 범위도 명시돼 있지 않아 향후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의회 설명이다.

조선대에 학교 행사와 대관을 위한 e스포츠 주경기장 우선사용권을 180일 보장한 내용에 대해서도 ‘반쪽짜리’ 경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와 조선대는 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수 십차례 협의를 거쳤으나 이견을 보이면서 수 년간 협약 변경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다 올해 8월 들어 조선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협약 변경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시와 조선대는 수익 배분 기준 이외에도 당초 시가 전액 부담하는 경기장 관리비용 역시 일부 조선대와 분담하기로 했다. 해오름관 2층에 자리한 조선대 입학처 등이 공동사용하는 구역은 비율에 따라 관리비를 나누기로 협의했다.

다만, 일년 중 180일을 조선대가 e스포츠 주경기장을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협약 변경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협약 일부 내용이 바뀌면서 향후 양 기관간 분쟁의 소지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의 경우 중·고등학교리그전, 대학리그전, e스포츠 전국대회 등 11개 경기를 개최했으나 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무료 진행하면서 수익 자체가 없어 양 기관간 수익 배분에 대한 갈등도 없는 상태다.

다만 최초 협약 내용이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 년간 양 기관이 재협약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등 행정력 낭비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변경안을 조선대 측에 공문으로 보냈다”며 “별도의 협약식은 생략하고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문서로 협약서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조선대 해오름관에 문을 연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국비 30억·지방비 30억원을 들여 4천290㎡ 규모로 조성됐다.

주 경기장, 보조 경기장, 부조정실, PC 존(훈련실), 미니 스튜디오 등을 갖췄다. 주 경기장은 1천731㎡, 1천5석 규모로 국제대회 등 메이저급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다. 보조 경기장은 343㎡, 160석 규모로 리그와 클럽 대항전 등을 진행한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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