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겸 편집·정치 데스크

 

‘내년 3월 9일 치러질 제20대 대선때 누굴 찍어야 할까?’, ‘적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다, 두 후보 모두 아니다’,‘날마다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바뀐다’,‘그래도 투표를 해야 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광주·전남지역 지인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고민에 빠진 광주·전남 민심의 방증이다.

광주·전남 민심이 흔들리는 것은 집권 여당과 제1야당, 제3지대 후보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말로는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의 설득력은 너무 약해 보인다. 오히려 내홍에 휩싸여 실망감만 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쇄신과 관련, 이재명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이후 브리핑에서 “모든 선대위 구성에 새로운 재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대선 선출 경선 과정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다 겨우 내분을 수습한 뒤 원팀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에선 뭉치지 못하고 서로 손가락질만 하는 ‘거대 여당’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송영길 대표 책임론까지 불거져 선대위 구성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후보 경선을 하면서도 국민적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한 민주당 입장에선 악재가 아닐수 없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인선도 삐걱대고 있다. 윤 후보가 구상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로 이뤄진 ‘신(新) 3김(金) 삼각축’ 진용이 흔들리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사실상 ‘윤석열 선대위’합류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더 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해 당초 자신에게 전권을 주지 않은데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향후 행보를 단정지을 수 없으나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22일 “오늘부터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제3지대 공조를 시작하겠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교체는 국민명령이나, 87년 이후 34년간 반복돼 온 신·구 기득권 양당 간의 공수교대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님 등은 모두 출마선언을 통해 기득권 양당정치의 틀을 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시대교체로 나가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며 “뜨겁게 환영한다. 저 심상정이 진보정치 20년 동안 절절히 호소해왔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의 제안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여당과 야당이 선대위 구성부터 진통을 겪으면서 대선 공약 발굴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각 정당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정책 대결보단 인신공격성 발언 등에 치우치면서 ‘코미디 대선’이란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광주·전남지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심장부인 광주·전남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해줘야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자릿수 지지를 얻으면 정권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눈에 띄는 광주·전남지역 대표 공약마저 나오지 않아 지역민들의 고민이 더욱 더 깊어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했던 광주·전남 민심이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대세를 관망하고 있다. 이런 지역민심을 움직이게 하는 몫은 전적으로 후보들에게 있다. 여전히 낙후된 광주·전남 지역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 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투어를 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오는 26~28일 호남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석열 후보도 광주와 5·18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다시 할지 지켜보고 있다. 현재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 모두에게 기회는 주어져 있다. 심상정·안철수·김동연 후보도 예외는 아니다. 광주·전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대권을 거머쥘 수 없다는 사실을 모든 후보들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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