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남 남도일보 주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6·1 지방선거는 제20대 대선 이후 3개월도 안 돼 치러진다. 촉박한 선거 일정 때문에 정당이나 후보들 모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특히 5년만에 국민의힘에 정권을 내준 더불어민주당은 벼랑 끝에 몰렸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사실상 동력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녹록하지 않다.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을 제외하면 전국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까지 나오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지역만 ‘파란색’으로 덮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마저 없지 않다. 그래도 호남지역에서 ‘선거 붐’을 일으키지 못하면 필패(必敗)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이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맡을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들어갔다.

시·도당 공관위는 중앙당에서 진행하는 광역단체장을 제외하고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을 맡는다.

공관위는 다음 달 초 중앙당에서 공천룰을 확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광주·전남 지방선거 공천룰을 확정한다. 이어 후보자 공모, 후보자 면접, 단수·경선 후보자 및 경선 방식 확정, 재심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순께 경선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선 방식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국민참여경선(국민 여론조사 50%·당원 여론조사 50%), 국민경선(국민 여론조사 100%), 당원경선(권리당원 투표 100%), 시민공천배심원경선(배심원단 투표 100%) 등 4가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광주·전남 광역 및 기초단체장은 국민참여경선, 광역의원은 당원경선, 기초의원은 당의 심사로 각각 치러졌다.

지방 선거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 시·도교육감 등 지방의 ‘참 일꾼’을 뽑는다. 그래서 총선 등 여느 선거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심장부인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무소속 선전 등 이변이 속출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7번의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봐도 광주·전남 광역단체장과 5개 광주 기초단체장을 제외하고 22개 전남 기초단체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정당 후보들의 독무대는 아니었다. 제7회 지방선거(2018년 6월 13일)에서 전남 기초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14명, 민주평화당 3명, 무소속 5명이 당선됐다. 제6회 지방선거(2014년 6월 4일)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14명, 무소속 8명(36%)이 당선되면서 ‘무소속 돌풍’을 입증했다. 제5회 지방선거(2010년 6월 2일)의 경우 민주당 15명과 무소속 7명이 당선됐다.

제4회 지방선거(2006년 5월 31일)에서는 민주당 10명, 열린우리당 5명, 무소속 7명이 기초단체장을 차지했다. 제3회 지방선거(2002년 6월 13일)의 경우 새천년민주당 16명, 무소속 6명이 당선됐다. 제2회 지방선거(1998년 6월 4일)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15명, 무소속 7명이, 제1회 지방선거(1995년 6월 27일)에서는 민주당 22명과 무소속 2명이 각각 승리했다.

역대 지방선거 전남 기초단체장 유력 후보들이 불공정 경선 등을 내세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체 당선인 156명(재선·3선 등 포함)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42명으로 27%를 차지해 지방선거의 특수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다만 광주·전남 광역자치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전신 정당 후보들이 싹쓸이했다. 광주 기초단체장의 경우 단 2명의 무소속 후보(제3회 김재균 북구청장·제5회 전주언 서구청장)가 당선돼 대조를 이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광주·전남에서 이변이 나올 수 있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지정한 여성·청년 경쟁선거구 8곳에 대한 불공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잡음은 향후 광주·전남지역 전체 경선 및 공천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장은 전국으로 확산할 수도 있어 전체적인 선거 구도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예비후보나 지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 및 후보 결정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살 길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광주 12.72%, 전남 11.44%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젠 광주·전남에서 ‘공천=당선’이란 자만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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