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 총집결…서진 박차
민주 “망언자 지방선거 출마 막아야”
여야 지도부가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나란히 기념식에 참석하며 호남 구애 경쟁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념식에 참석하며 ‘불모지’인 호남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로 총집결한 국민의힘을 호평하면서도 과거 폄훼 전력을 언급하며 견제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 소속 의원 사실상 전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광주로 내려가 기념식에 참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 전남, 전북 3곳 모두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다. 호남권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에도 역대 가장 많은 후보를 내며 ‘호남 민심 구애’를 통해 호남에서의 저변을 확대를 비롯해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까지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와 당 소속 의원 99명 등 100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다 같이 기념식 참석을 위해 이동했다. 총 109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코로나19 등에 따른 병가나 지방선거 회의 참석 등 사정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원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제창 대신 합창으로 대체하던 것과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통합’ 행보에 보조를 맞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민주당은 보수 정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5·18 기념식에 자리한 배경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셈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였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의 호남의 민심을 다시금 붙들어 매기 위한 노력으로도 읽혔다.
이재명 고문은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2주년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야가 함께 기념식에 참석해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아직 5·18의 진실은 다 밝혀지지 않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5·18 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기 위해 그 문구를 헌법 전문에 추가하는 것을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은 오늘 기념사에서 관련 발언을 검토했던 것으로 아는데 포함되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말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5·18 정신을 왜곡한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의 사퇴가 첫 번째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야권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광주에 간 것은 보여주기식이라고 해도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0여 명의 의원들이 광주행에 올랐다. 당 지도부는 오후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진행했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