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형식으로 2주 간 교육
10여 명 나무병원 개업 ‘결실’
산림청 재정적 지원 등 절실

나무의사들이 손재국 원장으로부터 수목보호치료제 교육을 받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나무의사들이 손재국 원장으로부터 수목보호치료제 교육을 받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나무의사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 담양에 원앤원나무병원이 유망한 ‘이색 직업’으로 떠오른 새내기 나무의사들의 나무병원 설립 산파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은 나무의사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내기 나무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병원설립 등기에서부터 수목처방서 작성, 현장 실무, 수목치료보호제 사용방법 등 전과정으로 2주에 걸쳐 인턴형식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 나무병원은 인턴교육 과정을 실시한 지 2년이 채 안됐지만 40여 명이 인턴과정을 수료했다. 이 가운데 10여 명은 나무병원을 열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들어 정영미씨가 강진에 산창산림나무병원을, 김선향씨가 순천에 ㈜아름드리나무병원을 각각 창업했다.
 

원앤원나무병원에서 11기로 인턴교육을 수료한 예비 나무의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원앤원나무병원에서 11기로 인턴교육을 수료한 예비 나무의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이 나무병원의 교육과정은 시장분석, 창업준비, 수익창출 과정, 현장진단 방법, 진단장비, 현미경 병해충 동정, 진단서 작성, 수목보호제(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견적서(수세회복, 나무주사, 방제), 드론방제, 외과수술, 입찰 컨설팅, 사업제안서 작성 등 나무병원 운영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나무의사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현장 실습 위주로 교육이 진행돼 교육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앤원에서 9기 인턴과정을 수료하고 나무병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하정우씨(64·경남 )는 “나무의사 자격증을 딴 뒤 나무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막막했는데 원앤원에서 나무병원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해 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군산 은적사 노거수 수술과정과 수목보호 치료제 사용방법, 드론방제 작업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인턴과정을 수료한 대부분의 예비 나무의사들은 “생활권 수목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나무의사제도를 도입한만큼 이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은 물론 재정적 지원도 일부라도 해주면 좋겠다”면서 “무분별한 조경식재, 방제와 기후변화로 생활권 수목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수난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턴교육을 받고 있는 나무의사들이 가로수를 진단하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인턴교육을 받고 있는 나무의사들이 가로수를 진단하고 있다. /원앤원나무병원 제공

원앤원나무병원 원장과 (사)전국나무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손재국씨는 “나무의사 자격증을 따놓고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는 분들이 인턴과정 신청을 많이 해오고 있다”면서 “예비 나무의사들의 경제적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산림청 차원의 예산지원과 교육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나무의사제도가 보다 빨리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나무의사제도는 산림청이 생활권 수목 보호를 위해 지난 2018년에 도입했으나 나무의사만 배출한 채 교육연수는 물론 재정적 지원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지방자치단체가 법의 맹점을 이용해 무자격자에게 방역을 맡기는 경우까지 있어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