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용석(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탁용석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무더위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여름은 힘들다. 더위도 더위지만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방학이라도 하면 부모들의 고민은 더 크다.

나의 유년기는 놀다보면 여름이 갔다. 마을 저수지에서 수영을 하고 모정에 나가서 친구들과 꼰(참고누라는 전통놀이)도 두었다. 식전부터 마을 초등학생들이 전부 마을회관 앞에 모여 한바탕 왁자지껄 놀았다. 그렇게 얼마를 지내면 개학이고 가을이 왔다. 해수욕장은 언감생심이었지만 친구들과 쏘다녔던 여름은 행복했다. 공부할 시간은 없었던 듯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공부가 사람되게 하는 다가 아님을 알겠다. 그래도 이제는 그렇게 키울수 없으니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감도 주면서 마음도 살찌우는 몇가지 광주 여름나기 팁을 드리고 싶다.

여름. 아이들에게 문화광주를 알려주자.

우리 광주는 호남의 제일 도시이다. 거의 매일 광주의 어느 곳에서는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코로나가 창궐하던 2020년 기준으로 보아도 광주에서는 총 241건의 전시가 있었고 362건· 1천171회의 공연이 열린 도시이다. 광주에 갈곳이 없다는 자조도 많고 놀이공원과 복합쇼핑몰이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 광주가 문화적으로 다양성과 총량에서 앞서가는 도시라는 사실도 알 필요가 있다.

먼저, 광주의 대표 문화놀이터라면 단언코 아시아 문화전당이다. 콘텐츠와 운영관련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올 여름은 아이들 데리고 가서 그냥 놀기만 해보자. 일단 시원하기 그지없고 공간의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이라고 단언한다. 가서 그냥 아이들과 런닝맨 놀이만 해도 한나절이 그냥 가는 사이즈다. 언제 가더라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와 공연이 있다. 대강 놀아도 최소한 사흘은 전당에서 보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전당에서 노는데 익숙하게 만들어 주자.

게임광 아이를 데리고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을 찾아가보자.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 있는 경기장을 방문하는 순간 우리 아이의 달라진 눈빛과 열정을 재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광주 이스포츠 교육원에 보내보자. 게임 관련한 다양한 직업은 물론 아카데믹한 과정을 아이와 함께 알아가다보면 소통은 기본이고 게임이 얼마나 큰 산업인지도 알게 된다. 방문 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예약은 필수.

최근 광주문화재단 앞에 문을 연 광주미디아트플랫폼(GMAP)도 필수 코스다. 우리 광주는 모두가 알다시피 유네스코가 지정한 미디아트 도시이다. 광주를 진정한 미디아트 리더도시로 만들기 위한 공간으로 탄생했고 미디어아트 전시 및 시민대상 다양한 프그램들이 운영된다. 우리 도시가 이렇게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다.

광주를 소개하자니 지면이 부족하다. 학동에 가면 백범 김구선생님 기념관도 있다. 나선김에 증심사 일원에 포진하고 있는 미술관 탐방도 권하고 싶은 코스다. 우리 호남이 얼마나 예술적 리더십이 대단했던 곳이었는지 우리 아이들이 알면 좋겠다. 시립미술관도 시원하고 품격넘치는 문화맛집 공간이다. 광주박물관에서는 진취적인 해양세력으로서 호남의 자랑스런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첨단지구 과학관은 프로그램만 잘 선택하면 인공지능 공부를 공짜로 시킬 수 도 있다.

특별하게 어른들을 위한 한 곳 소개하고자 한다. 사직공원에 가면 구 KBS 건물에 광주 음악창작소가 있다. 1층 오른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2만장이 넘는 LP판이 진열된 공간이 열린다.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며 음악감상도 할 수 있다. 한번 가보신 분은 휴가 전부를 그곳에서 보내게 될 수도 있다.

가을이면 송암동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첨단의 시설을 갖춘 영화스튜디오도 완공된다. 꼭 시민들을 초대해서 우리 아이들이 광주를 떠나지 않아도 멋진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 이 모든 공간과 기획들은 오로지 시민들을 향해 있다. 시민들께서 자주 찾고 놀고 손때를 묻혀야 반들반들 빛이나게 된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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