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충청 등 중부권 큰 타격…도로 등 시설 피해 집계 갈수록 ‘눈덩이’
남부권도 주택·도로 침수 등 피해 발생, 군산에는 시간당 70㎜ 폭우도

 

침수 차량 안 수색하는 소방당국
전북 군산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11일 오전 군산시 미룡동 한 도로에 침수된 차 주변에서 소방당국이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북소방본부 제공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수도권과 강원·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호우가 남부지방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충청지역은 날이 밝으면서 시설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으며, 11일 오전부터 집중호우가 시작된 전북지역은 도로와 상가 침수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없었으나 많은 비가 앞으로도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지자체와 행정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충청지역에 쏟아진 250㎜ 비…시설피해 속출

전날 호우경보가 내려진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민간과 공공시설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대전과 세종,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전날 오전 5시 39분께 대덕구 신탄진동에서 집 마당에 물이 50㎝ 넘게 차오르고 있다는 구조요청이 접수됐다.

또 오후 10시 29분께 유성구 도룡동 건물 지하에 물이 찼다는 내용을 포함해 15건의 침수피해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신탄진동 집 안에 고립돼 있던 2명을 대피시키는 한편 침수건물 9곳에서 물 30여t을 빼내고, 다른 6곳에 대해서는 출입 통제 등 안전조치를 했다.

유성구 전민동 등 4곳의 도로 맨홀이 수압을 못 이겨 뒤집히거나 열렸고, 동구 비룡동 등 4곳에서는 도로에 나무가 쓰러졌으며, 대덕구 석봉동에서는 하수구가 막혀 물이 넘치기도 했다.
 

고립 야영객 90여 명에 비상식량 전달
11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노추산 야영장에서 폭우로 고립된 야영객에게 전달할 비상식량을 강릉소방서와 강릉시, 자율방재단이 보트로 나르고 있다. 이곳에 고립된 90여 명은 상류의 댐 수문 폐쇄로 수위가 내려가면 탈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강릉시 제공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대전에 내린 비는 199.8㎜로 집계됐다. 대덕구 장동에는 241.5㎜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루 만에 최대 250㎜의 많은 비가 내린 충북에서도 시설 피해가 속출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청주 250.1㎜, 충주 215.6㎜, 증평 193.5㎜, 음성 184.5㎜, 단양·괴산 각 176.5㎜, 보은 164.3㎜, 진천 143㎜ 등이다.

청주 우암산에는 시간당 54.5㎜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일선 시·군에는 현재까지 나무 쓰러짐 46건, 배수불량 98건, 토사 유실 29건, 도로 밑 빠짐 1건, 축대 붕괴 1건 등 총 184건의 비 피해 신고가 들어와 긴급 복구작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침수 피해를 본 사유 시설은 현재까지 주택·상가 30건, 차량 17대, 농경지 2.1㏊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이번 집중호우로 11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서울 6명, 경기 3명, 강원 2명이고, 실종자 또한 서울 3명, 경기 3명, 강원 원주 2명으로 수도권과 강원지역에 집중됐다.
 

물바다로 변한 세종시 금강
10일 오전부터 11일 새벽까지 세종시에 쏟아진 폭우로 시내를 관통하는 금강이 물바다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정체전선 남하…전북·경북 산사태 위기 경보

정체전선이 남하함에 따라 전북 군산 등 남부지방도 이날 오전부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한때 시간당 70㎜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군산지역 도로 곳곳은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나운동과 소룡동 등 20여 군데의 도로가 사실상 통제됐다.

소룡동 등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사거리와 대상공장 앞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또 옥구면 선제리 가게에 물이 차는 등 주택과 상점 침수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군산지역에는 평균 164㎜의 비가 내렸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취약계층이 주로 사는 저지대 다세대 주택 등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배수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긴급대피 등의 조처도 취할 방침이다.
 

폭우에 쓰러진 무심천 하상도로 표지판
폭우가 쏟아진 11일 충북 청주시 무심천 하상도로 표지판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전북과 함께 정체전선 영향을 받는 경북은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갑작스레 내린 많은 비로 토사 유출과 붕괴 등에 따른 인명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충청권과 전북 북부, 경북 북부 등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전북과 경북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발령했다.

현재 서울·인천·대전·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 등 8개 시·도는 ‘경계’, 나머지 지역은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충청권과 전북, 경북에 많게는 2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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