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 등 자격증 시험 준비
기대 수명 증가에도 노후준비 부족
일하는 고령층 68.5% “계속 일하기 원해”

 

‘2022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통계청

정년 퇴직를 1년여 가량 앞두고 있는 직장인 안모(59)씨는 퇴근 후 광주 남구의 한 공영도서관으로 향한다. 재취업을 위해 감정평가사 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흔히 은퇴를 할 경우 여행과 취미 등을 즐기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것이라 여기지만 안씨의 생각은 다르다. 독립하지 못한 자녀가 있는데다 제대로된 노후 준비가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윤모(60·여)씨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은퇴시기를 맞은 5060세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고용률은 58.1%로 10명 중 6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1982년 7월 이후 고령층의 가장 높은 고용률이다. 일하는 고령층의 68.5%가 ‘더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취업 중인 고령층의 93.4%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가운데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못한 탓에 고령층은 재취업을 원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가장 오랜기간 종사한 일자리) 평균 퇴직 나이는 49.3세로, 법정 정년인 60세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인 남녀평균 83.5세(2020년 기준)와 비교해도 34.2년이나 차이가 난다. 은퇴 후 추가 수입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동안 모은 재산과 연금으로만 생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신한은행이 전국 경제생활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를 목전에 둔 5060세대 중 80% 이상이 노후대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전체의 78.7%(중복응답)가 생활비 때문에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하기 때문도 45.0%에 달했다. 가족에게 들어가는 생활비 때문에 부족한 노후준비로 은퇴를 미루고 다시 경제활동에 뛰어든 것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100세 시대에 비해 너무 빠른 은퇴와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맞닥뜨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며 “경제활동이 가능한 5060세대의 정년연장 방안 등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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