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용 국회의원, 룸살롱 등 출입 내역 충격적
당시 기술지주 대표이사는 송모 현 대학원장
2016~2018년, 의심 정황 88건에 5천만원
심야시간대인 자정부터 새벽까지 집중 이용
백화점 상품권 1천만 원 구매 카드깡 의혹도

국립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임직원들이 3년 동안 보름에 한 번꼴로 룸살롱과 단란주점, 노래홀 등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수천만 원의 접대비를 흥청망청 쓴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교육위의 전남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서동용(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이 전남대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의 유흥업소에 드나든 민낯을 추궁하면서 세간의 공분을 샀다. 이에 남도일보는 서 의원실로부터 국정감사 제출 자료의 원본 파일을 넘겨받아 심층 분석해 봤다.

법인카드 결제 전표를 보니 심야시간대인 자정 전후부터 새벽 3시 무렵까지 술을 마시며 많게는 한차례 300여만 원을 결제하고 백화점 상품권을 1천만 원어치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다시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카드깡 의혹마저 일고 있다.

당시 전남대 기술지주회사의 대표이사는 송모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였지만 국고가 유흥업소로 새는 동안 단 한 차례도 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보직 승진, 현재 대학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사실상 정부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임직원들이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수천만 원의 접대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전남대 산학협력관 건물 모습./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유흥업소에서 밤을 샜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16일의 경우 새벽 1시 오XX룸소주방에서 결제한 뒤 당일 밤 10시54분 하XX에서 또다시 결제해 하루 사이 두 곳을 이용하며 이틀 연속 음주를 즐긴 것이다. 또 2월에는 27일과 28일 이틀 연속 이용하는 등 매달 4일에서 16일 간격으로 유흥업소를 드나들었다.

앞서 2017년에도 3월 1·6·21·23일 등 네 차례 이용하며 이틀 사이로 유흥업소를 출입했다. 4월에는 7·11·19·21·25·29일로 이틀 사이 등 가장 많은 여섯 차례나 드나들었다. 6월은 6·9·30일, 7월은 7·10·26·31일이어서 3일 사이로 출입하는 등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에 걸쳐 매달 3∼4차례 유흥업소를 이용했다. 나머지 5개월은 매달 1∼2차례씩 출입했다.

유흥업소별로 결제 건수를 보면 전남대 인근인 광주 북구 용봉동 하XX가 13건에 310만 원, 신안동 헤X가 12건에 357만 원, 두암동 월XX가 11건에 471만 원, 용봉동 오XX가 8건에 195만1천 원이었다. 또 광주지역 최대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서구 치평동 인XX가 3건에 445만 원, 정XX가 3건에 325만 원, 벤X가 1건에 315만 원이었으며 누XX, 잠XX, 스XX, 명X, 마XXX, 홍X 등에서 각 1건에 46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결제됐다.

건당 결제 금액별로는 치평동 벤X가 315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순천 홍X가 230만 원, 치평동 인XX가 170만 원, 위치를 알 수 없는 삼XX가 166만 원, 치평동 정XX가 160만 원, 용봉동 노XXX가 155만 원, 내방동 상X가 150만 원, 치평동 마XXX가 140만 원 순이었다. 이처럼 한 번에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결제된 유흥업소에서는 여성 접대부와 함께 양주를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결제 시간이 지워지지 않은 영수증 40건 중 밤 9시30분부터 12시 사이가 15건인 반면,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 3시5분까지는 25건으로 밤새 음주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대 기술지주회사는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수주해서 운영하는데, 전남대의 경우 3년간 누적 적자액이 11억8천만 원이 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4천여만 원에 달하는 유흥업소 접대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100%의 지분을 출자·소유 중인 기술지주회사 법인카드 결제 내역 중 지난 2016~2018년 3년간 의무적 제한 업종인 유흥업소로 확인된 금액은 총 73건에 3천872만1천 원으로 드러났다. 1년 365일씩 3년간 1천95일로 치면 15일에 한 번씩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물쓰듯 접대비를 쓴 것이다. 연도별 유흥업소 결제액은 2018년 15건에 912만5천 원, 2017년 35건에 1천875만 원, 2016년 23건에 1천84만6천 원이다. 영수증이 없어 확인이 안 되는 의심 정황 건까지 합하면 유흥비가 크게 늘어나 총 88건으로 5천4만300원에 이른다.

▲당시 기술지주 대표는 송모 현 대학원장

전남대의 한 교수는 “이러한 모습은 공금으로 밥 먹고 술 먹는 문화에 대한 교수들의 관대한 인식과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밥을 먹거나 술을 먹어야만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흥업소 접대비 내역이 발생한 3년간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약 15억 원의 국고사업비를 집행했으며, 같은 기간 회사 매출은 2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사실상 국고보조금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유흥비로 유용했다는 말이 된다.

당시 전남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송모 건축학부 교수로 산학협력단장을 지냈으며 현재 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7년간 단 한 차례도 감사 적발 없었다

이런데도 전남대 측은 7년 동안 감사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적발이 없었다는 것은 대학 측의 묵인 혹은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동용 의원은 “국고가 집행되는 국립대 소유 법인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며 “무려 7년 동안 매년 감사를 꼬박꼬박 받았지만, 유흥업소 문제가 단 한 차례도 지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제30조 대학의 장은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속 직원이나 외부 전문가로 하여금 산학협력단의 재산 상황과 회계를 매년 1회 이상 감사하게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와 관련, 전남대 대외협력실 이순곤 대변인은 “서 의원이 지적한 유흥비 지출 내역은 다 맞다”고 인정하고 “회사 설립 초창기에 수도권에서 온 기술지주 전문가들을 접대하고 영업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유흥비 지출이 있었던 것 같다. 대학 측의 감사도 있었지만 세세히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의 말대로 수도권에서 온 기술지주 전문가들을 접대했는지, 아니면 전남대 기술지주회사 임직원들이 유흥을 즐겼는지는 경찰 수사로 밝혀져야 되겠지만 접대가 사실이라면 직무와 관련있는 사람에게 3만 원이 넘는 식사 대접 시 과태료를 물게 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위반된다.

남도일보는 당시 기술지주 대표이사였던 송모 대학원장과 임모 기술지주회사 전무이사의 입장을 듣고자 전남대 본부를 통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되지 않았다.

한편,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2016년부터 약 121억 원의 정부 지원 사업을 수주했으며 2022년도 상반기까지 약 64억 원의 수익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남대 기술지주의 최근 6개년도 누적 순손실이 약 5억2천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술지주회사의 특성상 정부의 국고보조금 없이는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지난 2011년에 설립돼 초창기에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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