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 함량 높아 ‘비싸다’인식
사람 체질 따라 효과 천차만별

 

박태희 미소필한의원 원장

한의사로서 내 입장에서 최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였던 김혜수 주연의 슈룹에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김혜수를 보필하면 따라다니는 중궁전의 신상궁이 김혜수에게 자주 건네는 금빛의 환약, 공진단이었다. 김혜수는 지치거나, 어떤 큰 결심을 앞두고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할때 신상궁에게 항상 공진단을 한 알씩 원했다. 하지만 공진단을 복용하기 위해선 공진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단순 취급할 수 있는 보충제같은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다. 사실 공진단을 효과가 높은 만큼 주의를 기울여 섭취해야 한다.

◇값비싼 공진단 이유

공진단은 녹용과 사향이 주재료인 보약 중의 보약으로 왕실의 3대 보약 중의 하나였다.

10여년 전만해도 공진단은 많이 알려지지 않고 운동선수나 수험생들에게만 조금씩 처방되던 약이었는데, 방송 등에서 체력을 급격히 써야할 경우 자주 복용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많은 유명세를 타게 됐다.

다만 이렇게 대중화가 되다보니 여느 상품과 마찬가지로 유사 제품도 판을 치게 됐다. 공진단이 유사제품이 많은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 공진단의 경우 한 알에 수만원을 하는 고가이기에 선뜻 접하기가 쉬운 약은 아니다. 그 이유는 공진단에 들어가는 사향이 꽤 고가여서다.

녹용이 고가 약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진단 가격의 80%는 녹용이 아니라 사향이 차지한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생식기 옆 작은 주머니에서 채취하는 특수약재로 CITES(국제 멸종 위기 종 거래 제한)에 의해 채취 할 수 있는 양이 극히 제한돼 있다. 따라서 원료자체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사향 함량이 높을수록 공진단의 가격은 더욱 비싸진다. 사향은 전문의약품처럼 일반인이 취급할 수는 없으며,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을 조제 및 판매 또한 불가능 하다. 원료의약품으로 한의사 처방하에 조제된다.

그래서 흔히들 보급형으로 나오는 홈쇼핑이나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공진단이란 이름의 제품은 유사 공진단이다. 사향 대신 목향·침향 등이 들어간 제품들이 판매되고 가격도 저렴하다.

◇효능

공진단 효능은 녹용과 사향의 조합으로 나오는 것으로 진짜 공진단의 효과라면 사향의 함량이 정말 중요하다. 사향의 효능은 막힌 기혈을 소통 시켜주고, 뇌를 일깨워준다. 또 몸 안의 귀·코·눈 과 같은 구멍들을 소통 시켜주는 효능이 크다. 거기에 상처 치유에도 효과적이다. 사향이 다른 약재보다 이런 효능의 강도, 속도, 지속시간 등이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공진단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다만 강한 효능 때문에 임산부는 금한다. 뇌를 깨우는 효과 때문에 수험생에게도 자주 이용이 되는데 슈룹에서도 그러한 장면들이 나온다. 시험을 앞두고 있던 대군들이 피곤함을 개선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왕비와 후궁들이 챙겨주는 장면들이 그것이다. 최근에도 수험생들을 위해 처방이 자주 되기도 하는데 다만 수험생 체질과 약물에 대한 민감도 등을 고려해 먹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공진단의 과도한 보충작용이 수험생의 산만함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를 방해 할 수 있어서다.

◇부작용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좋은 약은 없다. 반드시 본인과 맞는 것인지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슈룹에서 김혜수는 공진단의 효능에 적합한 사람이지만 김혜수의 아들들 중 무안대군은 공진단을 먹어서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날 확률이 높은 사람이다. 이는 수험생 뿐만아니라 연로하신 부모님들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위장의 흡수기능도 떨어지고, 과도한 보익 작용이 체력을 보충하는 것보다 다른 장기의 과사용이나 긴장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 해야 한다.

글/박태희 미소필한의원 원장
정리/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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