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시교육청 장학관, 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194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시인 엘리엇(T.S. Eliot)의 대표적인 시(詩) ‘황무지(The Waste Land)’의 첫 소절이다. ‘황무지’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황폐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그린 작품이며 총 5부, 433행으로 구성된 장편시로 지금까지도 전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영국 현대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많은 이들이 4월이 되면 황무지의 첫 행을 인용해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엘리엇은 봄이 되어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생명의 싹을 틔우기 위한 역경과 고통을 4월의 잔인함으로 표현했으리라. 4월의 봄은 겨울의 침묵을 깨고 세상의 변화를 알리는 다채로움과 생동감의 역설적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밤새 긴 잠을 자다가 아침이 되어 일하러 나가라고 잠을 깨우는 눈부신 태양의 잔인함에 비유할 수 있다.

‘꽃들 가득한 4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이해인 수녀의 ‘4월의 시’ 일부이다. 수녀이자 시인인 그녀는 언어의 정결성과 따뜻함을 글에 담아 사람들의 마음을 순수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이해인 수녀는 ‘4월의 시’에서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만개한 4월을 감동이라고 하였다. 고운 향을 느낄 수 있고 모두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4월이 가져다준다고 표현했다. 4월은 겨울의 추위와 딱딱하게 얼어붙은 경직성이 사라지고 사물의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드러나 개성이 가득한 봄을 부르는 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광주교육의 4월은 오랜 잠에서 깨어 꿈틀대는 역동으로 가득하다. 광주교육의 변화를 염원하는 광주시민들의 선택을 받고 이정선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새로운 정책들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력을 강조하고, AI(인공지능) 중심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학교와 교실에 접목하는 미래교육을 새롭게 펼치고 있으며, 수업을 통해 다양한 실력과 미래교육을 담아내기 위해 교원의 수업 활성화 정책을 다양하게 기획하여 추진하고 있다. 고요했던 광주교육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정책들은 학교현장의 판을 흔들며 엘리엇의 표현대로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들고’ 있다.

광주교육의 4월은 다양한 정책의 성과가 소담소담 피어나 변화와 도약으로 가득하다. 광주시민과 약속한 66개 공약 사업 평가에서 종합 최우수를 받았고, 교육부로부터 교육재정 집행 우수로 100억 원의 포상을 받게 되었으며, SW미래채움 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과학기술부 등에서 3년 간 84억 원의 투자를 받게 되었다. 학교도 각각의 색으로 교육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에 ‘365스터디 카페’가 만들어지면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에 남아 더 공부하기 시작했고, 학교에 ‘AI팩토리’가 조성되면서 미래교육을 위한 미래교실이 늘고 있다. 정책 성과의 결과는 오로지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쓰일 것이며, 모든 정책은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에 중심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변화와 발전이 감지되는 광주교육의 4월은 ‘엘리엇의 잔인함’과 ‘이해인 수녀의 감동’이 가득한 시기이다. 눈부신 태양이 아침잠을 깨우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만들 듯 광주교육의 4월이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실현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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