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식물플랑크톤 연구 중 찾아내
학명에 ‘코리아나’ 포함…국가생물종 등재·해외보고 예정

 

신종 돌말류 기페니아 코리아나 채집 현장 모습./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삼국시대부터 1천400년 넘게 전남 순천만 습지에 살아온 희귀 돌말류를 발견했다. 이 생물 학명에 우리나라를 뜻하는 ‘기페니아 코리아나(Giffenia koreana)’라는 이름을 붙인 자원관은 조만간 해외 학계에도 이를 보고할 예정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순천만 습지 퇴적토에서 희귀 신종 돌말류 1종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돌말류는 식물플랑크톤 일종으로, 엽록체를 가지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생태계 주요 일차 생산자다. 강·호수·바다 등 물에 떠다니며 살거나, 물기가 있는 습한 토양·돌·나무 껍질 등에 붙어 산다.

연구진은 지난 2018년 6월 순천만 습지를 시추해 퇴적토를 확보·분석해 과거에 살았던 식물플랑크톤의 종 다양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순천만 습지 퇴적토 표층부터 최하 6m 아래 지점 사이에서 이 생물을 연속으로 발견했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이 순천만 습지에서 발견한 신종 돌말류의 광학현미경 확대 모습./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주사전자현미경으로 형태적 특성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해당 돌말류가 현재 전 세계에 1종만 보고된 ‘기페니아(Giffenia)’ 속 생물 종으로 확인했다. 이 속은 전 세계에 1종 ‘기페니아 코코네이포미스(G. cocconeiformis)’만 보고돼 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기페니아 속의 종과 세포 길이·폭·세포 표면 점무늬 수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탄소연대 분석을 거쳐 약 1천400년 전인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순천만 습지에서 계속 살아온 것도 밝혀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찾은 신종 돌말류는 35종이지만, 1천년 전부터 살아 온 신종을 발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자원관은 설명했다.

자원관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종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자 ‘기페니아 코리아나(Giffenia koreana Lee & Park sp. nov.)’라고 학명을 지었다.

오는 6월엔 해외 학계에 보고하고, 국내 서식 생물을 기록하는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신종 돌말류 기페니아 코리아나의 다양한 형태(광학현미경 사진). /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기페니아 코리아나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오래된 퇴적토에서 발견된 신종 돌말류라는 데 의의가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앞으로 이 종의 생태학적 정보를 추가로 확보하여 이 생물이 살았던 시기의 환경 변화를 규명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정남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오래된 퇴적층에서 새로운 돌말류를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담수환경에 서식하는 미지의 생물종을 찾아내는 연구를 계속 추진해 국가생물종목록 확대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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