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이는 4살된 남자아이다. 엄마가 직장을 다녀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컸다.
그런 민영이가 말이 늦어 4살이 넘도록 의사표현을 잘 못하고 매사에 짜증이 많아 몇 달 전부터 동네 어린이 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 말이 좀 터질까했지만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 오히려 짜증이 늘고 말을 더 안하려고 했다. 또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떼를 쓰는 것이 지속되자 엄마는 어린이 집을 찾아가 봤다.
담임 교사에 따르면 민영이는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주로 혼자서 놀며, 말을 해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같은 반 친구들이 대부분 못 알아듣는다고 했다. 또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말을 못하고 참다가 옷에 싸버리곤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된 적도 있다고 했다.
민영엄마는 그 길로 소아정신과를 찾게 됐다.
놀이관찰, 부모면담 및 발달검사 결과 민영이는 ‘언어발달지체’에 2차적으로 정서적인 문제까지 있어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를 시작했다.
말은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터득되는 것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 적절하게 언어적인 자극을 줘야 단계적인 발달을 한다.
예를 들면, 아이가 백일이 지나면서 옹알이를 하게 되는데 이때에 엄마가 적극적으로 아이의 옹알이에 반응을 해줘야 점차 의미 있는 소리로 변하게 된다. 돌 무렵이 되면 “엄마”“맘마” 등을 말하게 되고, 두 돌이 되면 “엄마 맘마” 등 두 개의 단어를 조합해서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게된다.
아이가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하는 이 시기에는 엄마가 자꾸 말을 걸어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면서 같이 놀아주는 등 집중적으로 아이에게 언어적인 자극과 놀이자극을 많이 해줘야 한다. 그래야 만 세 살이 됐을을 때 “엄마 우유 줘”와 같은 세 낱말로 이뤄진 문장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에 방치되는 아이들은 민영이의 경우처럼 언어적 교류가 잘 되지 않아 사회적 상호작용이 힘들어 유치원 등의 단체생활에서 적응을 못하고 외톨이가 되기 쉽다.
또 자신의 의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껴 떼쓰고 울어 성격이 급한 아이로 점차 변해 가기도 한다.
그러므로 아이의 언어 수준이 나이에 비해 6개월 정도 떨어져 있는 경우 막연히 기다리다가 교육의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민영이처럼 또래관계나 아이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의 부작용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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