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고려시멘트, 동고동락 50년 ‘애증 관계’
환경 오염 등으로 군민과 잦은 갈등 반복
지역 경제에 온기·한 때 최고액 기부도

 

장성군의 ‘옐로우시티’의 콘셉트에 맞춘 고려시멘트 건물. /장성군 제공
장성군의 ‘옐로우시티’의 콘셉트에 맞춘 고려시멘트 건물. /장성군 제공

50년 역사의 고려시멘트는 장성군민과 애증의 관계다. 수십년 동고동락하면서 고려시멘트 공장 환경 오염 등의 문제로 잦은 갈등을 빚었지만 한편으로는 지역 경제에 기여했고 한 때 장성군 최고 기부기업이었다.

29일 장성군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고려시멘트는 대기환경보전법과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환경관리공단, 전남도로부터 총 여섯 차례 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각각 부과받았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3개월간 고려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한 비산먼지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 133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한 결과 일부 주민에게 규폐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이상 소견자가 나와 공장과 광산 주변으로 건강조사가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생산된 시멘트 제품의 발암물질 함량이 업계 자율기준을 초과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시판 9개사 11개 공장 시멘트와 일본산 수입 시멘트 1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제품의 6가 크롬이 23.19㎎/㎏으로 자율 기준(20㎎/㎏)을 초과했다. 6가크롬은 피부질환·천식·기관지염·폐암·위암 등을 일으키는 유해·발암물질로 분류된다.

2020년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야적한 트럭들을 세척한 물이 하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 환경 오염 가능성이 지적됐다. 당시 주민들은 오염된 물의 하천 유입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을 수개월 전부터 고려시멘트 측에 제기했지만, 고려시멘트는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공장 인근 신기촌 주민들은 1978년부터 수십년 동안 비산먼지 발생과 지하 채굴, 그로 인해 발생한 진동으로 재산상의 손해는 물론, 환경오염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며 고려시멘트 측에 해결책과 보상을 요구해 왔다. 이후 고려시멘트는 신기촌 발전을 위한 기금과 매년 노후된 주택 보수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마을과 회사가 협력하면서 동반자로서 상호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2017년에는 건동광산 인근에 발생한 대형 지반침하(싱크홀)의 원인을 놓고 업체 측의 책임론과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5년부터 총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싱크홀이 발생했지만, 고려시멘트 측이 싱크홀을 레미콘으로 메꾸며 은폐해왔다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땅꺼짐 현상 원인규명을 위한 민·관·사 협의체가 조사한 결과 지반침하로 보기는 어렵고, 지하수 작용에 의한 자연 싱크홀(함몰)로 결론이 났다.
 

2019년 고려시멘트 이국노 대표이사와 박을성 본부장은 장성군청을 방문해 장학기금 1천500만원,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전달했다./장성군 제공
2019년 고려시멘트 이국노 대표이사와 박을성 본부장은 장성군청을 방문해 장학기금 1천500만원, 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전달했다./장성군 제공

반면 고려시멘트는 장성군에 통 큰 기부행보를 통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2019년 한 해 총 3천만원을 장성장학회에 기부해 ‘2019년 최고액 기부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고려시멘트 노사는 기부ㆍ기탁 외에도 지역 상생을 위해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쳐왔다. 고려시멘트는 매년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고, 고려시멘트 직장 동호회 ‘나눔 봉사단’은 취약계층 집수리 봉사와 환경정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멘트가 장성군에 납부하는 지방세의 경우 ▲2018년 4억6천여만원 ▲2019년 3억3천여만원 ▲2020년 4억4천여만원 ▲2021년 4억6천여만원 등으로 한 해 평균 4억원(2022년 적자로 인해 없음) 가량이다. 대기업이 없는 장성군의 상황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