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

 

김상철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더위가 수그러든다는 처서(處暑)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날씨는 여전히 폭염과 국지성 소나기를 반복하면서 일상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후보다 국민을 더욱 지치게 하는 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여야 대치 정국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제 전망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소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지 생존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통왕조 시기, 일반적인 병법에 따르자면 물과 연못은 앞쪽과 왼쪽에 두고 진을 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렇지만 때로는 등 뒤쪽에 물을 두고 진을 치는 배수진을 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경우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어떤 진을 펼쳐야 승리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 정해진 병법은 없다는 뜻이다. 전적으로 아군과 적군의 전력을 철저하게 분석한 이후 진법을 결정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었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경영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업체의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진단과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적절한 분야별 도구(Tool)는 더없이 중요하다. 제품생산과 품질 분야에 대한 체크뿐 아니라 인력양성을 포함한 인사조직을 검토함으로써 비용구조를 분석하고, 마케팅과 영업부문을 검토함으로써 수익구조를 점검하는 것들이다.

경영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은행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은행은 대출 거래를 희망하는 기업의 신용상태를 파악하고 재무상환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입수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차대조표 외 비재무 보고서인 ESG 사업보고서가 중요시 되고 있으며 기업의 성장동력 또한 눈여겨보는 단계로 변화하였다. 이는 기업경영을 단순히 재무적 상황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생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은 10년을 주기로 IMF와 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체질 개선과 경영혁신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기업들의 생존경험은 정확한 진단에 의한 전략을 세우고 이에 따른 세부 실행방안이 수립된 로드맵이 제시되어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경영을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손자병법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만 안다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 그리고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업장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일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아군과 적군의 전력을 철저하게 분석한 이후에 진법을 결정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고, 토양과 지형과 주변의 기후조건을 정확히 파악해서 작물을 심어야 농사의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음과 같은 이치이다. 곧 성공적인 기업경영의 시작은 정확한 경영진단과 시장조사에서 비롯됨을 기억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역량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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