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취임…폭넓은 관심·지원
최고의 경기력에 팬·매출 폭발적 증가
냉철한 현주소 진단…안정적 구단 운영
열악한 훈련 시설 “대책 마련할 것”
“파이널A 넘어 첫 ACL진출 도전장”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임 9개월 간의 성과와 소회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임 9개월 간의 성과와 소회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K리그1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FC의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시즌 강등 1년 만에 K리그2 조기 우승을 확정 짓고 1부 리그로 화려하게 승격한 광주는 올 시즌 1부 리그 강호들을 꺾어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넘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에 힘입어 구단 최다 승점이라는 기록과 함께 팬들의 관심과 후원도 크게 늘었다. 이같이 광주FC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 이정효 감독의 리더십과 더불어 지난해 11월 취임한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의 적극적 지원도 한몫했다. 매 홈경기마다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관람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노 대표이사의 애정과 관심은 광주FC 성적 상승을 이뤄낸 동력이 됐다는 평이다. 본보는 취임 9개월이 지난 노 대표이사를 만나 그간의 성과와 소회 등을 들어봤다.

-광주FC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우려와 걱정이 기대와 희망으로 변했다. 처음 광주FC 대표이사 제안을 받았을 때 힘들게 고민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다. 그만큼 진지하고 힘든 결정이었다. 다행히 구단주이신 강기정 시장님의 강한 의지와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잘 헤쳐나가고 있다.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시민에게 믿음 주고 팬들에게 사랑받는 광주FC가 되고자 했다. ▲일할 수 있는 조직 정비 ▲차별화된 구단 경영 ▲시민 공감대 형성과 상생추구 ▲기회와 성장의 유소년 축구라는 이를 위해서 4가지 비전도 제시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제이지만 투혼을 보여주는 우리 선수들과 팬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최근 성적까지 뒷받침 되고 있어 어깨춤이 날 정도다. 그동안 광주는 만년꼴찌, 강등후보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금 광주는 당당히 리그 3위에 올라있고, 누구도 얕볼 수 없는 팀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수 천명의 팬들 앞에 서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다.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든다. 미약하지만 광주FC는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전진하고 있다. 지속 발전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아가는 중이다. 광주FC가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구단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앞장서겠다.

-대표이사 취임 후 구단 경영방식 개선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현재 구단에 대해 평가하자면.

▶ ‘광주에 프로축구단이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에게 던진 첫 질문이었다. 우리 구단이 없어진다면, 지역과, 팬들은 무엇을 잃어버리게 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고, 우리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광주의 미래인 차세대 축구 인재들에게 꿈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스포츠가 보유한 가치를 열정과 함께 전달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공급하고, 스포츠가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극대화 한다.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떠올랐다.

광주시민들에게 최고의 가치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구단 임직원은 물론 선수단과 모든 스탭들이 배수진의 각오로 마지막 땀 한방울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들에게 삶에 대한 꿈, 희망이 강해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지속가능한 구단 운영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으려고 한다. 선수단은 화끈한 경기로, 프런트는 적극적인 후원 유치로, 확 달라진 광주FC를 만들겠다.

-올 시즌 광주FC의 팬들과 관중 수가 크게 늘었다. 인기 비결은?

▶최고의 경기력과 성적은 팬들의 사랑과 비례한다. 광주는 지난 9월 3일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12승)을 수립했다. 지난 17일에는 6년 만에 ‘강호’ FC서울을 격침시키고 구단 최다 승점(48점)을 쌓았다. 팬들을 향한 선수단의 뛰어난 경기력, 성적에 부응하듯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관중은 작년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입장권 수익은 5배가 증가해 5억 2천만원이 넘는다. 특히 무료티켓 정책을 없앤 덕에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유니폼 판매량은 400벌에서 2천벌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치를 기록 중이며 올 해부터 운영한 MD샵에선 15경기만에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구단을 향한 후원의 손길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 약 5천여만원에 그쳤던 현금 후원은 14억원까지 늘어났으며 소액으로 구단을 지원할 수 있는 후원의 집 또한 5배(69곳)가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모든 건 오로지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 끝까지 득점을 노리는 축구가 완성되어야 한다는 이정효 감독의 뚝심과 선수들의 뜨거운 투지, 내 지역 내 팀을 위한 꾸준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만큼 구단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광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FC가 수개월 간 내홍을 겪었다.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사기 진작 방안과 재발방지책이 있다면.

▶취임 후 가장 먼저 단행한 일이 조직 진단이다. 경영평가와 광주시 감사를 통해 구단의 현 주소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했다. 곪아버린 부분은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살펴야 했다.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고, 뜻하지 않은 왜곡과 오해도 생겼다. 상처받는 분들도 있었다. 혁신을 위해서는 겪어야 하는 과정이었다.

이제 광주FC는 새롭게 시작한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재를 잘 선택해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일하게 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는 순리라는 의미다.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인력 POOL제를 활용해 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낯선 업무에 힘들겠지만 시스템이 정착되면 동료로서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모여 조직 화합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무국의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데, 단기적인 외형성과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나갈 것이다. 성과 평가 통한 동기부여와 함께 프런트로서의 긍지도 가질 수 있도록 팀을 변화시켜 가겠다. 지금은 인력 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전문성이 있는 분들도 모시는 것도 검토 중이다.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광주FC 사무국 내 대표이사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광주FC 사무국 내 대표이사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광주FC가 상위 6개 팀이 우승을 두고 겨루는 파이널 A진출을 이뤄낸다면 선수단에게 계획하고 있는 포상이 있는지.

▶우리 선수단은 지난해 창단 최고의 성적으로 1부리그로 승격했다.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파이널A 그룹을 넘어 ACL진출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정말 대단하고 박수쳐주고 싶다. 모든 게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포상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 동기부여가 잘돼야 앞으로 더욱 전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구단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올 시즌 지출이 예상보다 20%가량 늘어났다. 당장 비어있는 곳간을 채우는 것이 대표이사로서는 급선무다. 물론 선수들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강기정 구단주님과 잘 상의해 광주FC가 미래를 향해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단의 열악한 훈련 시설과 여건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개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선수단 훈련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는 이정도일 줄 상상도 못했다. 당장 훈련을 못하는 상황이라는 말에 현장을 방문하고 충격을 받았다. 13년차인 프로구단의 환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선수단은 전용연습구장이 없어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전용구장, 그리고 광주축구센터 등 3곳을 번갈아 사용했다. 월드컵경기장과 축구전용구장을 대관하더라도 천연 잔디 보호의 이유로 연달아 사용할 수 없어 이마저도 주 2회로 제한되기도 했다. 여기에 여름철에는 배수 문제로 인해 빗물이 빠지지 않아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 선수단은 클럽하우스 복도에서 실내훈련을 소화하는 상황도 겪었다.

경기장 관람 환경 역시 개선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흔들림 현상이 발생한 이동형 가변석, 대중교통 접근성 및 주위 환경, 화장실 편의성, 관람이 힘든 좌석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로 인해 타 구단에 비해 여전히 경기장이 열악한 상황이다. 급하게 구단주님과 시 관계자, 체육회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고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수 십억원의 예산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이끌 수 없지만, 모든 관계기관이 힘을 모아 장기적인 플랜을 짜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금 힘들더라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가장 시급하게 당장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

-광주FC가 광주 시민과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붐 조성’ 밑그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사실 광주의 성장 가능성은 항상 무궁무진했다. 3번의 강등을 겪었지만 3번이나 승격했다. 그 중 2번은 우승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시즌에는 창단 첫 파이널A 진출에 성공했으며 올 시즌은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를 꿈꾸고 있다.

그 원동력은 언제나 간절하게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과 유능한 감독들의 등장, 그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같은 자리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 나는 그저 그들이 만들어 놓은 텃밭을 울창한 숲으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

정말 감사하게도 광주광역시와 강기정 구단주님이 엄청난 관심과 지원을 주고 계신다. 언제나 외면 받았던 작은 시민 구단이 K리그를 리드하는 구단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강기정 구단주님과 나는 그렇게 만들 자신이 있다.

-끝으로 광주FC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이상 광주는 그저 지방의 작은 팀이 아니다. 야구 도시에 있는 그저 그런 축구팀이 아니다. 1부와 2부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팀도 아니다. 뜨거운 투혼과 승리를 향한 집념, 누구도 무시 못 할 정신력이 있는 팀이다.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호연과 엄지성은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으며 이정효 감독 또한 이 달의 감독상 수상으로 최고의 감독임을 증명했다. 또 이순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품게 됐으며, 정호연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발탁돼 구단의 자존심을 높이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한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구단의 역사를 바꿀 만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또한 목전에 있다. 팬을 위해서 뛰는 선수들을 위해서, 그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광주 시민을 위해서 반드시 역대 최고의 시민구단을 만들겠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걸어온 길
-1953년 전남 나주 출생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정책과정 5기 수료
-전남대학교 명예법학박사
-現 베수비우스S&P(주)대표이사
-現 전남대학교병원 이사
-現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회장
-現 아시아문화원 정책자문위원
-現 광주시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
-現 국제광주아트페어 조직위원장
-現 광주비엔날레 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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