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1분 손화연 퇴장
25년 만에 4강행 무산

 

30일 중국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안명성이 두번째 골을 넣고 팀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 성사된 ‘남북 대결’에서 무릎을 꿇으며 25년 만에 4강행에 실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전반 41분 손화연(현대제철)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4강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북한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아시안게임 북한전 연패 기록도 늘어났다. 6번 만나 모두 패배했다.

벨 감독은 이날 스트라이커로 뛰어온 박은선(서울시청)을 최후방 수비수로 선발 기용했다. 대신 활동량이 왕성한 손화연을 최전방에, 최유리(버밍엄시티)·천가람(화천 KSPO) 등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다.

박은선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최전방까지 올라가 180㎝가 넘는 신장의 위력을 보여줬다.

전반 11분 코너킥이 올라오자 문전에서 박은선이 경합한 덕에 그 뒤에 있던 리혜경(압록강)의 시야가 가려졌고, 리혜경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자책골을 헌납했다.

북한은 9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리학이 페널티지역 왼쪽 지점에서 찬 오른발 프리킥이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1-1이 됐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 추는 전반 41분 손화연의 퇴장으로 북한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전반 12분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손화연이 전반 40분 공중볼 경합 중 상대 골키퍼 김은휘(내고향)와 충돌했다.

공을 쳐내려던 김은휘와 쇄도하던 손화연의 중간 지점에서 충돌이 일어났는데, 심판은 주저하지 않고 손화연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경고가 쌓인 손화연이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수적 열세에 처한 벨호는 고전하기 시작했다.

후반 들어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수비에 급급한 대표팀은 후반 36분 결국 역전 골을 내줬다.

기세가 오른 북한은 후반 45분에도 리학이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을 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베테랑 수비수 김혜리(현대제철)가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처리하다가 손에 맞았다는 판정이 나와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키커로 나선 김경영(내고향)이 침착하게 골을 넣으면서 한국은 1-4로 패배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