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장)

 

정세영 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장

‘스포츠’(Sport)라는 단어는 ‘즐거움을 찾다’, ‘즐겁게 놀다’는 뜻의 고대 프랑스어 ‘Desporter’에서 유래한다. 라틴어 ‘Disporter’에 뿌리를 두고 있다. ‘Dis’(분리·분산·제거)라는 접두어와 ‘Porter’(물건 따위를 운반하다)라는 말의 합성어로 ‘기분을 전환해 신체·정신적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이다.

스포츠는 고대 시절부터 동·서양을 망라하고 인기가 높았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군주들의 모습에서도 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신성 로마제국 황제 카를3세는 젊은 시절 열정적인 테니스 선수였고 루돌프 2세는 경기에 직접 뛰기도 했다. 영국 헨리 8세는 프랑스 프랑수아 1세와 레슬링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동양에서는 기원전 3세기 중국 전국시대 ‘추쥐’(蹴鞠 ·축국) 경기를 즐긴 게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 이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스키, 육상, 피구, 복싱 등 스포츠를 즐겼다는 사실은 유적지에서 발견된 그림이나 조각상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현대로 넘어와서도 스포츠는 여전히 사람들을 열광케 한다. 고된 삶을 잠시 잊게 해주는 활력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5년을 기다린 끝에 만나게 된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는 많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수확하며 종합 3위에 올랐다. 쟁쟁한 스포츠 스타들의 화려한 경기력을 관전하는 것도 큰 기쁨이지만, 기나긴 담금질 끝에 한국을 대표해 뛰는 선수들의 투혼에 우리는 열광했다.

운명의 한일전 축구와 야구가 승전보를 울리며 각각 3연패와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고 수영에서도 금메달이 나오면서 올림픽 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전통 효자종목인 ‘국기’ 태권도, 펜싱, 양궁에서도 금빛 행진이 이어지며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특히 광주·전남 스포츠 영웅들의 금메달 소식은 안방을 뜨겁게 달궜다. 광주 출신인 근대5종 전웅태, 양궁 안산, 펜싱 강영미 선수의 금메달 획득은 시·도민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부상을 딛고 29년 만의 금메달을 따낸 여자 배드민턴 안세영의 결승전은 모든 이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가 보여준 투혼은 전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물했다.

항저우의 벅찬 울림이 가시기도 전에 아시아가 아닌, 대한민국 전남을 무대로 스포츠 스타들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다시 시작된다.

전국체전이 13일부터 19일까지 전남 일원 70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남에서 15년 만에 열리는데다 규모도 역대 최대다.

전국 17개 시·도 2만8천500여명, 18개국 해외동포 선수단 1천500여명이 참가해 축구, 육상, 수영, 배드민턴, 펜싱 등 총 49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이번 전국체전에는 한국을 빛낸 스포츠 별들이 각 시·도 대표로 출전해 지역의 명예를 걸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고향을 빛내기 위해 출발대에 서는 라이징 스타들의 탄생도 예고된다.

정쟁에 지겹고 경제가 어려운 현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스포츠의 향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의 감동이 전국체전으로 이어지길, 스포츠도시 광주·전남이 선전해 시·도민들에게 다시 한번 큰 기쁨을 선사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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