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 기자)

 

박건우 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 기자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프로축구 광주FC의 고공행진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지난 시즌 강등 1년 만에 K리그2 조기 우승을 확정 짓고 1부 리그로 화려하게 승격한 광주는 올 시즌 1부 리그 강호들을 꺾으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넘은 리그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K리그 구단들 중 가장 뜨거웠던 광주FC지만, 내부 상황을 들어다 보면 정작 현실은 녹록치 않다. 프로 구단의 환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선수단은 전용연습구장이 없어 광주월드컵경기장과 광주축구전용구장, 광주축구센터 등 3곳을 번갈아 사용했다.

월드컵경기장과 축구전용구장을 대관하더라도 천연 잔디 보호를 이유로 연달아 사용할 수 없어 이마저도 주 2회로 제한되기도 했다. 여기에 여름철에는 배수 문제로 인해 빗물이 빠지지 않아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 선수단은 클럽하우스 복도에서 실내훈련을 소화하는 불편을 겪었다.

경기장 관람 환경 역시 개선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흔들림 현상이 발생한 이동형 가변석, 대중교통 접근성, 화장실 편의성, 관람이 힘든 좌석 등을 고려하면 여러가지 문제점들로 인해 타 구단에 비해 여전히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고의 경기력과 성적은 팬들의 사랑과 비례했다. 이는 스포츠의 위대한 힘과 매력이 아닌가 싶다.

광주는 지난 9월 3일 8년만에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12승)을 수립했다. 지난달 17일에는 6년 만에 ‘강호’ FC서울을 격침시키고 구단 최다 승점(48점)을 쌓았다. 파이널 A 진출을 조기 확정지은 광주는 지난 8일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서 강원을 격파하고 창단 첫 ‘전구단 상대 승리’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결국 광주는 15승 9무 9패 3위라는 구단 역대급 호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팬들을 향한 선수단의 뛰어난 경기력, 성적에 부응하듯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관중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입장권 수익은 5배가 증가해 5억2천만원이 넘는다. 특히 무료티켓 정책을 없앤 덕에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유니폼 판매량은 400벌에서 2천벌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치를 기록 중이며, 올해부터 운영한 MD샵에선 15경기만에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제는 광주FC가 새롭게 시작할 때다. 파이널 A를 확정 지은 광주는 이제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노려본다. 광주시는 선수단과 팬들의 열정에 응답하며, 시민 프로 구단에 걸맞은 훈련 환경과 경기장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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