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발전6사, 착공 후 2천회 이상 변경
한수원 2조2천886억·한전 6천878억 증액
양금희 의원 “불필요한 추가 지출 줄여야”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사 착수 후 수차례 설계 변경을 실시해 무려 4조원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의원(국민의힘·대구 북구갑·사진)이 한전·한국수력원자력·발전 5사(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 공사에서 설계 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는 총 453건이다.
이들 공사의 최초 낙찰금액 합계액은 11조7천622억원이었지만, 총 2천479번에 이르는 설계변경 후 최종 공사금액이 15조7천792억원으로 4조원 이상 공사비가 늘었다.
증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한수원으로 2조2천886억원이 증액됐으며 한전은 6천87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서부발전(4천16억원)·중부발전(2천748억원)·동서발전(2천217억원)·남동발전(1천68억원)·남부발전(354억원) 순이다. 공사비 증액은 발전소 건설과 보강, 정비 외에도 사옥·사택 신축 때에도 수시로 이뤄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착공은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 없이 가능하다 보니 공사 1건당 6번에 이를 정도로 설계변경이 잦았다”며 “설계변경 때마다 설계용역비와 행정비용 등 각종 부대비용도 함께 늘어나 실제로는 더 큰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금희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은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부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발전 시설 공사도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추가 지출이 발생치 않도록 철저한 계획 수립과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