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도기 출토 주름무늬병. /전남 영암군 제공

발굴 3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국내 첫 고온 유약 그릇 ‘영암 구림 도기’ 전시회가 28일 전남 영암 도기박물관에서 개막했다.

구림 도기는 8∼9세기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온으로 유약을 발라 구워낸 그릇이다.

창조적 사고와 첨단기술이 만나 빚어진 구림 도기는 고려 ‘시유도기’, 조선 ‘옹기’의 시작이자 청자, 분청, 백자로 이어지는 고온 유약 도기의 원조로도 불린다.

영암군은 1987년 사적 제338호인 군서면 구림도기가마터 발굴을 이화여대 박물관에 의뢰했다.

입 넓은 납작병, 대형항아리, 주름 무늬 병 등 그릇 도기와 기와, 토관 등 생활 도기가 대거 발굴됐다.

이 작업은 무엇보다 구림도기가마터 일대가 대규모 생활 도기를 생산했던 ‘산업단지’임을 확인시켰다.

당시 발굴된 구림 도기들은 절차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1월에야 국립 광주박물관으로 귀속 절차가 완료됐다.

영암군은 광주박물관에 지난해 8월부터 대여를 요청해 발굴 36년 만에 귀환 전시회를 열게 됐다.

‘대규모 생활산업단지, 구림리’란 부제가 붙은 전시에서는 광주박물관 소장 입 넓은 사각 병, 주름 무늬 병, 토관, 기와 등 구림 도기 40점을 볼 수 있다.

2018년 이화여대 박물관이 전시회를 개최하고 영암 도기박물관에 전해준 입 넓은 납작병, 편구병, 단지 등 7점도 함께 전시된다.

영암 도기박물관 관계자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요즘의 스마트폰처럼 영암 구림 도기는 당시에 창조적 사고와 첨단기술이 결합한 혁신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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