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근 의대정원 확대 카드 제시
지역 의사 부족 광주·전남 불만 커
공공의료 분야 공백 위기로 확대 양상
소아과 등 필수과 운영 당근책 절실
현실성 있는 수가 조정 등 대책 나와야

광주 시내 한 아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위해 시민들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대기를 하고 있다. /박준호 기자
광주 시내 한 아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위해 시민들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대기를 하고 있다. /박준호 기자

광주·전남의 낙후된 인료인프라 개선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부가 최근 의과대학 정원 확대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염원하던 전남지역 국립의대 신설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개의 의대가 존재함에도 지역적 한계로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광주 역시 위기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부족한 의료 인력

최근 정부가 의대 신설 대신 의대정원 확대 카드를 들고 나왔다. 부족한 의사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부족한 필수과의 인적공백을 메우겠단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당장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 취약지로 분류되는 광주·전남 지역에 얼마나 의사들이 내려오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간호협회가 지역별 의료이용동계연보를 분석한 자료(최근 5년 기준)를 보면 전국 의료 취약지 98개 중 52개 지역에서 의사수가 줄었다. 특히 전남은 8곳이 줄었는데 이는 경북(10곳), 강원(9곳), 경남(9곳)에 이어 가장 많은 의사가 줄어든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의료 인력 공백 사태는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과의 인력난과 직결된다.

전남의 경우 의사부족 문제를 오랜기간 겪어왔다. 소위 시골동네란 근본적 한계속에서 실력있는 의사들이 지역 근무를 꺼리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다.

의대가 존재한다면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남은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실정이다.

전남의 응급 의료 분야 취약 지역도 17곳으로 전국 최고다.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 48.9%, 중증외상 환자 전원율 49.7%로 전국 평균 2배를 웃돌고, 전남도 내 유인 도서 271개 중 의사가 없는 도서가 59%에 달하고 있다. 별다른 유인책 없이 정부안대로 의대 정원만 늘려서는 근본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아이 낳기 두려운 광주 ·전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총 1만4천337개였다. 이 중 경기가 3천735개(26%), 서울(3천56개), 인천(816개)에만 7천607개(53%)가 집중됐다.

반면 광주의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443개(3%)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7번째로 적었다. 어린이 대상 중증외상 치료가 가능한 곳은 사실상 전남대병원이 유일하다.

전남의 소아청소년 의원은 542개(4%)였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전국에서 8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도내 22개 시·군별 편차는 컸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여수(96개)였다. 또 순천(66개), 목포(58개), 나주(42개), 광양(37개) 등 5개 시 단위 지역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몰려 있다. 반면 가장 적은 지역은 구례로 7개에 불과했다.

이러한 환경은 소위 병원 뺑뺑이 사태가 촉발된 근본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 올해 8월께 광주 지역 한 30대 가장은 자신의 3살 딸이 손가락을 다쳐 수술이 필요했지만 아이를 받아 줄 병원을 찾지 못해 무려 3곳의 병원을 떠 돌다 전남대병원에서 겨우 치료했다.

아이를 낳는 것 역시 눈치를 봐야 할 판이다.

광주·전남의 분만실 보유 산부인과는 각각 12개, 17개로 집계됐다. 세종(7개), 울산(8개), 제주(10개)에 이어 광주는 4번째, 전남은 5번째로 적었다. 지난 9월께 광주 소재 문화산부인과가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임산부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대안 없나

“월급 3천만원에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 지역 한 의료 관계자의 한탄이다.

그러면서 의료수가 인상 등 정부차원의 대책이 없이는 이러한 상황은 결국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사실 병원내 진료 상황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아과 병원에서 1명의 환자를 치료했을때 받게되는 의료 수가는 3천원 남짓으로 전해진다. 산부인과의 경우 자연분만을 했을 때 평균 3만원, 낙태 시술을 했을 땐 50여만원이 의료 수가에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 사례이긴 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들 중 하나다.

열악한 의료 현실은 공공 의료분야에도 직격탄을 던져주고 있다.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은 당장 문을 닫을 위기다. 적자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전남대병원이 재계약 만료일(12월 31일)을 앞두고 병원 운영을 포기했다.

광주시립정신병원·제1·2요양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요양병원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총 96억 8천900만원에 달한다. 시립정신병원 및 1요양병원은 올해만 24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마련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나서 수가 조정을 추진한다곤 하지만 얼마큰 현실적일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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