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개발 전제 투자협약 체결 피력에
신세계·금호측 “논의된 바 없다”
“기업 특성 고려안한 발표” 지적
정무적 판단 미스 논란 야기 뒷말도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최근 광주 신세계 백화점 확장 사업 관련 광천동 금호 유스퀘어 부지 통매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하면서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광주신세계 백화점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일대 전경.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최근 광주 신세계 백화점 확장 사업 관련 광천동 금호 유스퀘어 부지 통매입을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정작 협상 당사자인 금호와 신세계측은 ‘현재 공식적으로 협상이나 논의된 바 없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14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신세계 유스퀘어 부지 통매입설은 하루전인 12일 강 시장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관련 발언을 하면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전방·일신방직 터 개발과 관련 공공기여비율 협상 과정 설명 도중 지난달 27일 체결된 광주시와 신세계, 금호고속간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3자 투자협약식에 관한 뒷 이야기를 전했다.

강 시장은 “광주신세계가 터미널 부지를 전체 매입해 개발하는 전제로 투자협약이 체결됐다. (협약서엔 없지만)협약식에 참석한 신세계와 금호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또 ‘신세계가 터미널 부지를 전체 매입하면 터미널을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터미널은 개장때에 비해 현재 이용객이 1/9 정도 줄어든 상황인데, (신세계가)터미널까지 운영할까요’라는 질문에 “그래서 신세계가 서울강남터미널처럼 (복합시설로)로 하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의 발언은 즉각 공론화 됐다. 기존 이마트 부지 및 주차장 부지가 포함된 백화점 확장계획안(가칭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은 사업지 인근 상인들의 반대와 셋백(건축선 후퇴) 등 여러 행정적 이유로 진척이 없는 상황서 터미널 부지로 급선회한 배경과 사업 부지 확보 방식에 대해 알려진 바 없었기 때문이다.

광주신세계가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내 유스퀘어문화관 부지에 백화점을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사진은 유스퀘어 부지까지 확장된 백화점 조감도. /광주신세계 제공

문제는 강 시장의 발언과 달리 투자협약 주체였던 신세계와 금호측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역 신세계와 금호측 관계자들은 “유스퀘어 부지 통매입 계획안에 대해 일절 들은 바 없다”고 했다. 회사측 고위 간부급들 소수만 내용인 만큼 현재로선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단 부연도 했다.

지역 신세계 및 금호 측 관계자들은 강 시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부랴부랴 서울 본사측에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하지만 시장의 발언을 뒷받침할만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재계 일각에선 강 시장이 기업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통로식 발표로 여러 추측과 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간 협상은 양측의 민감한 사안은 물론 사업성, 가치판단, 사업상 이해관계 등이 모두 고려되는 만큼 신뢰성을 기반으로 극비리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은 몇 차례에 걸쳐 해당 사업의 방향이 바뀌면서 신세계나 시민들로선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강 시장의 이번 발언은 정무적 판단 미스에서 비롯됐단 뒷말까지 나온다.

시의 내부 소통부재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터미널 부지 통매입 내용은 협약체결 직후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이 시를 대표해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사업부지 방식을 놓고 집중 질문을 받았지만 전혀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다.

같은 맥락으로 광주시 결재 방식까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시 결재보고시스템은 각 실과 과장급 이상이 시 비서실 관계자들에 1차 보고를 하면 이를 취합해 비서진 등이 강 시장에게 2차 보고를 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과 관련한 정책 및 사업계획안들을 당사자가 아닌 제 3자가 정리하는 시스템인데 청와대 방식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각 실과장 및 국장들이 시장과 의견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 셈이어서 일부에서 불만도 나오는 실정이다. 5급이상 직원들 중 시장 얼굴을 TV로 더 많이 본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들린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신세계 유스퀘어 통매입에 관한 시장의 입장표명은 여러 가능성들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다. 양 기업 실제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결재라인 시스템의 경우 어떤 사업이나 정책들이 간혹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채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비서실에서 잘못된 부분들을 파악해 재정립 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불필요한 행정적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중요 사안들은 각 실·과장들이 시장에게 직접 대면해 설명한다”고 해명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