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경제→경험 경제·최저가→최적가·돌봄 부각
분초 사회·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등
시간 가성비 소비자 니즈 파악 ‘중요’
돌봄 의미 확대…경제 파급효과 클 것

 

지난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67회 경총포럼’에서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이 ‘2024년 소비트렌드에 주목하라’는 주제로 내년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다. /뉴시스

최근 경기 침체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렌드는 사회의 불확실한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남보다 앞장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수많은 트렌드 예측을 살펴보며 앞으로의 추세를 파악하고 다수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 문화적 선구자로 거듭나려면 트렌드를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트렌드코리아가 최근 ‘소비트렌드에 주목하라’는 주제로 발표한 10대 키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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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초사회

먼저 분초사회가 올해를 관통할 키워드로 떠올랐다.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면서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다. 단지 바빠서가 아닌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면서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진 것.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즉, 시간의 가성비에 더욱 주목해야한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가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디어데이에서 키워드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세상을 열었다. 소비자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 이제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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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소비

“나도”라는 의미의 ‘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인 디토소비가 뜰 것으로 보인다.

◇돌봄경제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돌봄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돌봄’의 의미가 단순히 물리적 불편함을 보살펴주는 것을 넘어 성인의 정신 건강 등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사회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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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은 달라진다. 이 키워드가 ‘호모’, 즉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만의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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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인간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육각형인간’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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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밍

“도파민 도는 일 뭐 없나?” 재미는 늘 인간의 화두였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게이머가 ‘파밍’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남편, 없던 아빠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졌다. 육아와 집안일을 책임감으로 생각하는, 기존에 ‘없던 아빠’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요즘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 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가 이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비교적 저 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스핀오프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도 커리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오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리퀴드폴리탄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 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받는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에 리퀴드폴리탄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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