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심장부 표심을 얻을 수 없다. 한 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5·18 정신 헌법 전문(前文) 수록 찬성,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내세워 호남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와 실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용 정치쇼’란 사실을 모를 지역민은 단 한 명도 없다.

한 위원장은 지난 4일 광주를 방문, 헌법 전문에 5·18 정신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헌법 개정 절차가 이뤄진다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은 없을 것”이라며 “원포인트 개헌도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한 위원장의 발언에 감사를 표한 뒤 원포인트 개헌을 이뤄내자고 즉각 화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계셨기에 이 위대한 나라가 더 자유로워지고 더 평등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광주에서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권이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지역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국민 통합과 동서 화합을 기치로 불모지 호남 껴안기를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호남에 대한 진정성 여부가 민심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까지 급부상한 한 위원장은 총선 이전에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당론 확정 등 호남 민심을 달래는 후속조치를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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