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희망학교 무작위 전산추첨
일부 학생 거주지 아닌 타 지역 배정
광산구, 중학교 비해 고교 수 적어
타 자치구 연쇄 이동으로 ‘확산’
학교 쏠림·특정학교 기피 등 영향

 

광주지역 예비 고1 학생들의 원거리 고교 배정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올해도 1천200여명의 학생이 자신의 거주 구가 아닌 다른 자치구의 학교에 배정됐다.

광주시교육청은 18일 2024학년도 고입 평준화 일반고 합격자 1만1천599명의 배정 고등학교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2024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과 전형 요강에 명시된 배정 원칙에 따라 지원 순서와 상관없이 무작위 전산 추첨으로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의로 학교를 지정하는 강제 배정 없이 지원자가 선택한 여러 희망 학교 중에서 배정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위치 분포의 차이가 커 일부 지역 학생은 통학 시간이 대중교통을 기준으로 1시간 이상인 곳에 배정됐다.

특히 광산구의 경우 중학교는 26개인데 비해 고등학교는 11개교에 그쳐 1천152명이 북구와 서구 소재 고등학교로 배정됐다. 그 영향으로 서구 거주 학생 106명이 동구와 남구 등 다른 지역 고교로 배정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지원자들이 내신 성적과 대학 입시 유불리를 고려해 몇몇 특정 학교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해 원거리 통학생이 늘고 있다.

공익제보를 한 교사를 해임해 문제가 됐던 한 광산구의 한 사립고는 신입생 정원이 280명인데 24명만 지원해 연쇄 배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광주교사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M고등학교 미달 사태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광주시교육청이 해당 고교에 특단의 조처를 취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 진학담당 부서에는 원거리 배정에 항의하는 학부모의 전화가 수 백여통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학교의 지리적 불균형과 고등학교 선택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2027년 개교를 목표로 광산고(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미달 사태를 보인 사립고에 대해선 법인 측에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선택의 쏠림 현상, 특정 학교에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배정에 어려움이 크다”며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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