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멤버 장재성 학생독립운동 주역
비밀 항일 독서단체 성진회와 교류
선동열·이종범 등 스타 선수 산실
프로 선수·메이저리거 배출 최다
20일 광주일고 체육관서 기념식

 

1923년 광주고등보통학교 야구선수단 창단 기념사진. 윗줄 왼쪽 세 번째는 광주학생독립운동 주역인 장재성이다. /광주일고 야구부 제공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드 스타 선수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가 창단 100주년을 맞았다. 광주일고 야구부는 한 세기 동안 누린 영광을 이어가고 한국 야구의 미래 100년 ‘새 역사’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광주일고 야구부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광주일고 체육관에서 창단 100주년 기념식을 연다.

이날 주재성 광주일고야구동문회장, 나훈·류창원 준비위원장을 비롯해 서재응, 김상훈, 김병현, 이대형, 신종길 前 선수 등 광주일고 동문 300여명이 참석해 광주일고 야구부가 만들어 낸 한 세기의 기록을 돌아보고 미래 도약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

1923년 창단한 광주일고 야구부는 일제 강점기의 굴곡과 시련을 거쳐 지역민의 사랑을 받으며 큰 성장과 도약을 이뤄왔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주역인 장재성은 야구부 창단 멤버였다. 포수로 활약한 그는 1926년 광주지역 학생 등의 항일 비밀 독서단체인 성진회를 만들어 광주일고 야구부와 경기를 갖기도 했다. 광주 학생 항일운동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름없는 별들’(1959년 작)에도 광주일고 야구가 나온다.

광주일고 야구부는 고교 야구 최다인 176명의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한 명실상부 고교 야구부 최강자이기도 하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과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 등 걸출한 스타 선수가 즐비하다.

또 서재응, 최희섭, 김병현, 강정호 등 한국에서 가장 많은 4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야구 명가로 꼽힌다.

광주일고 야구부는 1949년 제4회 청룡기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1975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980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983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대통령배, 황금사자기, 전국체전 등 26차례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1983년에는 대통령배·황금사자기·봉황기 ‘3관왕’을 휩쓸기도 했다.

1983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광주일고 야구부. /광주일고 야구부 제공

광주일고 출신 선수들은 KBO리그 10팀 전체에 선수, 코치 등 여러 포지션에 고르게 분포하며 모교를 빛내고 있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도 꾸준히 그라운드를 달구며 선배들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고 구단인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정해영뿐만 아니라 SSG 랜더스 최지훈, NC 다이노스 김영규, 두산베어스 허경민 등 광주일고 출신 선수들이다.

특히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의 타이거즈 신인왕으로 뽑힌 이의리는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기대감을 남겼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을 비롯한 광주일고 출신 사령탑도 이목을 끌고 있다. 29년 만의 LG 트윈스 통합 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과 kt wiz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 KIA 김종국 감독 등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3개 구단에 광주일고 출신 감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박재홍 해설위원과 이대형 해설위원도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각종 매체를 통해 맹활약 하고 있다.

주재성 광주일고야구동문회장은 “이번 기념식을 통해 광주일고 야구 역사의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0년을 위한 시간을 설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며 “한국 야구의 미래를 빛낼 선수들을 양성하고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은 “광주고보·서중·일고 야구 100주년은 아마야구와 한국야구의 큰 힘이 됐다”며 “광주일고 야구 100주년에 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 광주일고만의 힘과 열정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 나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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