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학 처분 80년 만에…유족에 전달

 

31일 광주제일고에서 열린 99회 졸업장 수여식에서 고 나승만 씨의 자녀인 나기방 씨<사진 왼쪽 두번째>가 명예졸업장을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시교육청 제공

일제 치하에서 거행된 군사 훈련을 거부해 퇴학 처분 받은 故 나승만 씨가 80년 만에 모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광주제일고등학교는 31일 교내 무등관에서 제99회 졸업장 수여식과 함께 故 나승만 씨의 명예졸업장 수여식을 개최했다.

나 씨는 1943년 광주서공립중학교(광주제일고 전신) 4학년 재학 당시 일제 치하에서 거행된 군국주의 군사 훈련을 거부했다. 이에 학교로부터 퇴학 처분을 받아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교정을 떠났다.

나 씨는 지난 2019년 작고하기 전까지 군사 훈련 거부로 퇴학 처분을 받아야만 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졸업장을 간절히 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광주제일고 동창회에 나 씨의 바람을 전달했고 학교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명예졸업장이 수여됐다.

명예졸업장은 나 씨의 자녀인 나기방 씨에게 전달됐다.

수여식에 참여한 성재민 광주제일고 학생회장은 “일제의 식민지 정책에 항거해 군국주의 군사 훈련을 거부하신 훌륭한 선배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자랑스런 광주제일고를 빛내는 후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재학 광주제일고 교장은 “현재까지 37차례에 걸쳐 308명의 명예졸업장 수여식을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여 졸업하지 못한 동문을 찾아내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