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 대결 패배…리턴매치 ‘기대’
새 시즌 로봇심판 도입…투구 재설계
“올 시즌 최고의 변화구는 커브될 것”

 

24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KIA타이거즈 양현종. /박건우 기자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의 17년 전 첫 맞대결을 추억하면서 올 시즌 펼쳐질 수도 있는 두 번째 대결에 대해 전망했다.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만난 양현종은 “(류)현진이 형과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우리 팀 타자들을 응원할 것 같다. 현진이 형이랑 대결한다 해서 현진이 형을 이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한화 타자들을 잘 잡아야 이기는 것이다”며 “만약 경기를 하게 된다면 우리 팀 타자들을 열심히 응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한국 야구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었던 양현종과 류현진은 신인 시절 한 차례 선발 맞대결을 한 기억이 있다. 양현종이 2007년 4월 29일 무등야구장에서 류현진을 선발로 만나 경기에 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류현진은 최우수선수와 신인왕을 동시에 올랐고, 1년 후배인 양현종은 갓 데뷔한 신인 투수였다.

양현종은 “그 경기에 너무 이기고 싶었다. 당시 류현진 선수는 이미 정점을 찍었고, 저는 신인이었다. 팀 분위기도 이기기 힘들 것으로 봤었다”며 “저 혼자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 빨리 강판해 눈물을 보였다”고 그날을 되돌아봤다.

당시 류현진은 8회까지 마운드를 홀로 지키며 8이닝 6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양현종은 1회 아웃 카운트를 하나만 잡고 2피안타(1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지금은 시간이 지나 연차가 많이 쌓였고, 그때 자료화면 보면서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시에 정말 절실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모두 현진이 형이 이긴다고 했지만, 편견을 깨고 싶었다. 당시 경기의 영상과 사진을 보며 많이 배웠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인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KIA타이거즈 양현종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양현종은 2024시즌 KBO에 새롭게 도입되는 ABS(로봇심판)과 피치클락 규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현종은 이날 KBO리그 심판위원이 판정을 맡은 가운데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양현종은 공을 다 던지고 난 뒤 꼼꼼하게 스트라이크와 볼 여부를 물어보는 모습을 보였다.

양현종은 “구체적으로 왼손 투수가 1루 쪽 마운드 발판을 밟고 던졌을 때, 예전이라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을 공도 ABS를 도입하면서 확실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으면 볼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건 홈플레이트를 무조건 지나가야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백도어 공은 볼이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 “반대로 그 코스에 안 던진다면 타자는 반대쪽만 노릴 것이기에 안 던지면 안 된다. 스트라이크 선언을 못 받더라도 타자의 선택지를 늘려야 저희 투수들이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안도 공개했다.

그는 “ABS 도입에 맞춰 낮은 변화구를 집중해서 던지려고 한다”며 “포수가 낮은 쪽에서 잡은 공도 일단 센서만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다. 체인지업도 변화를 줘야 한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도 변화가 심한 쪽으로 가고자 한다”며 “그런 면에서 홈플레이트를 타고 지나가는 공이 많은 사이드암 투수가 유리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양현종이 예상한 2024 시즌 최고의 변화구는 커브다.

그는 “저는 커브 구종을 많이 안 던지는데, 지난해보다 커브 구사 비중을 높여야 살아남지 않을까 한다. 커브가 제일 큰 무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 팀 전력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 이시기에는 모든 구단이 멤버가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아직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재밌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본 오키나와/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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