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 공천 반발 김성환·이석형·권오봉
전격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잇따라
높은 인지도·탄탄한 조직력 앞세워
민주당 후보와 불꽃 튀는 승부 예고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광주·전남 선거구에 출마한 전직 기초단체장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원칙 없는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은 전직 단체장들이 잇따라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면서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맛봤던 전직 단체장들은 웬만한 국회의원 못지않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은 이날 민주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광주 동남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김 전 청장은 “민심의 지지도 1위인 저를 탈락시킴으로써 민심을 무시하고 광주시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제한시켰다”며 “무소속 당선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광주에서 민심을 무시하는 공천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지역 경선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김 전 청장이 처음이다. 앞서 민주당 동남을 경선에서는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현역인 이병훈 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받았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출마한 이석형 전 함평군수도 지난 4일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함평군수를 지낸 그는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가 담양·함평·영광·장성의 3인 경선으로 재심 결정을 의결한 사안을 최고위원회가 기각하고 이개호 의원을 단수 공천한 것은 밀실야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된 권오봉 전 여수시장도 같은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전 시장은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와 면접을 포함한 정성평가에서 경쟁 후보에게 뒤지지 않았지만 결국 컷오프됐다”며 “모든 과정이 공천에서 저를 배제하기 위한 공작이었다”고 주장했다. 여수을은 현역인 김회재 의원과 조계원 민주당 부대변인이 11~13일 민주당 경선을 치른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전직 단체장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태세여서 승부에 큰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들이 기존 지지표를 흡수하고 동정 여론까지 등에 업을 경우 민주당 독주체제가 예상된 광주·전남 선거판을 예측불허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전직 단체장들이 ‘무소속 연대’를 구축할 경우 상당히 큰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무더기로 컷오프된 이윤석 전 의원(목포) 등 무소속 예비후보들의 참여가 이어진다면 광주·전남 전체에 걸친 결사체로 몸집을 키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 신당 세력과 합종연횡을 이뤄 ‘반(反)민주당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주 광산을 출마를 공식화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대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전직 단체장들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지 아니면 ‘무소속 돌풍’이 될 지는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민주당 광주·전남 후보 공천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연대가 형성되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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