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권오봉 등 주요 예비후보들
오락가락·밀실 공천 주장 무소속행
갈등·잡음 지속 추가 이탈 가능성도
무소속 연대·새로운미래 합류 ‘촉각’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4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기준 없는 황제·밀실·셀프 공천을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군수 측 제공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내부 균열’위기에 몰리고 있다.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민주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예비후보들의 탈당 러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특히 헛구호에 그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이 크게 증폭되는 분위기다.

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기준 없는 황제·밀실·셀프 공천을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군수는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가 담양·함평·영광·장성의 3인 경선으로 재심 결정을 의결한 사안을 최고위원회가 기각하고 이개호 의원을 단수 공천한 것은 밀실야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 군수는 무소속 출마 뜻을 내비쳤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박노원 민주당 부대변인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담양·장성·함평·영광은 당 3역 중 하나인 정책위 의장인 3선의 이개호 의원을 단수 공천하려다 “황제·밀실·셀프 공천”이라는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재심위가 박노원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3인 경선으로 변경했으나 이틀 만에 다시 단수 공천으로 번복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권오봉 전 여수시장도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와 면접을 포함한 정성평가에서 경쟁 후보에게 뒤지지 않았지만 결국 컷오프됐다”며 “모든 과정이 공천에서 저를 배제하기 위한 공작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예속 받지 않는 의정 활동을 하겠다. 정당 가입은 하지 않겠다”고 ‘신당행’ 등에는 선을 그었다.

여수을은 현역인 김회재 의원과 조계원 민주당 부대변인이 경선을 치른다. 광주에서는 동남갑과 동남을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던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성환 전 동구청장이 컷오프 되면서 반발이 일었다. 이들의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군수와 권 전 시장의 탈당을 기점으로 광주·전남지역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광주·전남 후보 공천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과 갈등이 계속되면서다. 여기에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무더기로 컷오프된 당내 인사들의 집단 탈당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가칭 ‘무소속 연대’ 구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 신당 세력과 합종연횡을 이뤄 ‘반(反)민주당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주 출마를 공식화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대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이들이 공식 탈당을 선언한 것이 앞으로 가속화될 당내 분화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면서 “무소속 연대가 구축된다면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불리던 광주·전남에서도 상당한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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